'무죄' 이재용, 국내서도 곧 움직인다…현장경영 가속

지난주 삼성SDI 말레이시아 공장 방문…"담대한 투자" 강조
삼성SDI·반도체공장·삼성바이오 등 찾아 메시지 내놓을 듯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2월 17일 충남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서울=뉴스1) 강태우 기자 =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에 따른 불법 승계 의혹'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조용한 현장 경영을 시작했다. 무죄 선고 직후 해외 출장길에 오른 데 이어 국내 사업장도 곧 찾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당분간 '로 키(low key)' 기조 속에서도 현장 경영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전국 삼성전자(005930) 및 계열사 사업장과 협력사를 방문해 '지역 상생' 의지를 다시 한번 다지고 투자 메시지도 내놓을 수 있다. 이 회장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사업장을 점검하며 '기술 중시', '초격차 기술', '과감한 투자' 등을 거듭 강조해 오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9일 말레이시아 스름반(Seremban)을 방문해 삼성SDI(006400)의 배터리 1공장과 2공장 건설현장을 살핀 뒤 "어렵다고 위축되지 말고 담대하게 투자해야 한다"며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과감한 도전으로 변화를 주도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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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선 이 회장의 다음 국내 방문 현장으로 여러 곳을 예상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지역 협력사다. 1심 무죄 선고 후 향한 중동·동남아가 회장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지' 동선과 일치한 점을 고려할 때, 국내에서는 지역 협력사를 먼저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회장은 2022년 10월 27일 회장 취임 직후 가장 먼저 광주광역시에 있는 협력사 디케이(DK)와 부산의 도금업체 동아플레이팅을 방문해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도 거론된다. 이번 말레이시아 삼성SDI 사업장에서 '배터리 초격차'를 강조했기 때문에 메시지의 연속성을 위해 삼성SDI 국내 사업장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삼성SDI의 국내 사업장은 수원, 천안, 청주, 구미 등에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2월 삼성SDI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전고체 배터리 시험 생산(파일럿) 라인을 둘러보기도 했다.

고전 중인 반도체 사업장도 선택지에 있다. 이 회장은 지난 한 해 동안 반도체 현장을 3번이나 찾을 정도로 주력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작년 2월 삼성전자 천안·온양캠퍼스에서 반도체 패키지 사업현황을 살폈고 바로 다음 달에는 화성캠퍼스를 찾았다. '취임 1주년'을 앞둔 10월에도 기흥·화성캠퍼스를 방문했다.

이 밖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을 비롯해 이미 갔거나 가지 않았던 삼성 계열사 곳곳을 찾아 사업 점검과 함께 임직원들을 격려할 가능성도 있다. 이 회장은 회장 취임 직전이었던 2022년 10월 11일, 7년 만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를 찾은 바 있다.

한편 지난 5일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3기 정례회의에 참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회장은 2022년 10월 12일 준감위 2기 정례회의에서 위원장 및 위원들과 만나 1시간가량 면담 시간을 가졌다. 3기 첫 정례회의는 20일 열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이 2022년 10월 11일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인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손뼉 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2.10.1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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