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대한항공' 美만 남았다…LCC에 7개노선 슬롯 주고 日 승인(종합)

중복 12개 노선 중 인천·부산발 일부…화물사업부 매각으로 日 경쟁당국 통과
주요 14개국 12곳 통과…EU도 내달 초 '조건부 승인' 유력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항공기가 아시아나 항공기 앞으로 이륙하고 있다. 2024.1.1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일본 경쟁당국이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이로써 4년 전 14개국에서 시작한 대한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는 유럽연합(EU)과 미국만 남겨두게 됐다.

31일 대한항공은 일본 경쟁당국(JFTC)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2021년 1월 일본 경쟁당국에 설명자료를 제출하고 경제분석 및 시장조사를 진행해 같은 해 8월 신고서 초안을 제출한 후 협의를 진행해왔다.

일본 경쟁당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함으로써 산하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272450), 에어부산(298690), 에어서울까지 결합할 경우 한일 여객노선에서 시장점유율이 증가해 경쟁제한 우려가 있는 노선들에 대한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중복 12개 노선 중 서울 4개 노선(인천-오사카·삿포로·나고야·후쿠오카)과 부산 3개 노선(부산-오사카·삿포로·후쿠오카)에서 국적 LCC 또는 진입을 요청하는 대체항공사에 슬롯(공항 이착륙권리)을 일부 양도하기로 했다. 경쟁제한 우려가 없는 5개 노선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당초 일본 경쟁당국은 한일 화물노선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으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의 매각 결정에 따라 '일본발 한국행 일부 노선에 대한 화물공급 사용계약 체결(BSA)' 외에는 별다른 시정조치를 요구하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이번 일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으로 사실상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만을 남겨두게 됐다. 앞서 대한항공은 주요 14개국 가운데 EU와 미국, 일본을 제외한 11개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상태였다. EU는 오는 2월14일 전까지 심사를 잠정적으로 결론 내리겠다고 밝혔으며 조건부 승인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시 독점 우려가 많았던 미주·유럽과 달리 일본은 이미 LCC가 다수 진입했다는 점에서 비교적 수월하게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 후 2020년 11월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가장 큰 고비로 꼽힌 EU 심사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및 주요 4개 여객노선의 LCC 이관 등을 제시해 넘게 되며 기업결함 심사도 급물살을 탔다.

대한항공은 미국 기업결합 심사에 대해서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상세한 진행 경과는 경쟁당국과 맺은 비밀유지 협약에 따라 공개하기 어렵지만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강력한 시정조치 부과, 신규 항공사의 진입 지원 등을 통해 미국 법무부(DOJ)를 설득하고 있다는 것이 대한항공 측 설명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본은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곳이며 동북아 허브 공항 지위을 두고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곳"이라며 "첨예한 사안이 걸려 있는 일본 경쟁당국에서조차 양사의 결합을 승인했기 때문에 이번 일본의 승인이 남아 있는 미국과 EU의 승인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