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카우 '물류·석탄' 부진한 LX인터…반전카드 '배터리' 쐈다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인수…리튬 등 추가 투자도 검토
물류·석탄, '반짝 효과' 이후 실적 반토막…"배터리 광물로 만회"

LX인터내셔널 제공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LX인터내셔널(001120)이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인수를 마무리하고 이차전지 밸류체인 확대의 신호탄을 쐈다. 추가로 니켈 제련소와 리튬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이차전지 광물은 동반 부진에 빠진 물류와 석탄(자원) 사업을 만회할 카드로 거론된다. 그동안 실적을 이끈 물류와 석탄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특수가 사라지자 부진에 빠졌기 때문이다.

1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X인터내셔널은 지난 16일 인도네시아 AKP(Adhi Kartiko Pratama) 광산의 지분 60%를 1330억원에 취득 완료하고 경영권을 확보했다.

니켈은 배터리 소재 양극재의 중간 물질인 전구체 생산에 필요한 광물이다. 인도네시아는 니켈 매장량 1위 국가다. 국내 배터리업계뿐 아니라 완성차 업체들이 현지 투자를 늘리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이 인수한 광산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모로왈리 산업단지 인근에 있다. 광산 면적은 2000㏊(헥타르)로 여의도 면적의 7배에 달한다. 검증된 가채광량은 전기차 700만대분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3600만톤이다.

이달 인수가 완료된 만큼 AKP 광산 실적은 올해 연결 실적에 반영된다. 앞으로 단계적 증설로 지난해 기준 연간 생산량 150만톤에서 오는 2028년까지 370만톤까지 확대한다.

LX인터내셔널은 앞으로 니켈 제련소뿐 아니라 리튬과 같은 다른 이차전지 필수 광물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을 급속도로 대체하고 있는 만큼 광물 수요는 빠르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HMM 인수전에 참가하지 않아 니켈 관련 투자 여력을 지켜나갈 수 있게 됐다"며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를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차전지 필수 광물 사업 확대는 그동안 캐시카우 역할을 맡았던 물류와 자원(석탄) 사업의 부진과 맞닿아 있다.

이중 석탄 사업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발생한 에너지 대란 혜택을 보기도 했다. 당시 유럽에서 가스 부족 사태가 발생해 석탄 수요가 급증했다. 자원 부문의 지난 2022년 전체 실적은 3438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반짝 효과가 사라지자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001억원에 그쳤다.

물류 부문의 실적 역시 글로벌 시황에 따라 부침을 겪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262억원이다. 2022년 전체 실적(3728억원)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얻은 물류 대란에 따른 반사이익이 단기간에 끝난 결과다.

최근 단기적 물류 운임 상승은 긍정적이다. 아프리카와 중동 사이에 있는 홍해에서는 하마스를 지지하는 예멘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선박들이 수에즈 운하를 기피하면서 글로벌 물류 적체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의 불과 한달 만에 두배나 올랐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운임 변동성 확대가 지정학적 리스크로 오랜 기간 지속되면 실적 전망치 상향 근거로 작동할 수 있다"며 "향후 추가 모멘텀은 신규 광물자원 투자에 있다"고 분석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