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빈자리에 현대차…수출 대들보 된 '자동차'[산업결산㊦]
올해 국내 생산 414만대 7년만에 최고치…현대차·기아, 글로벌 빅3 수성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심사 본궤도…하림, HMM 인수에 업계 우려 ↑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올해 국내 자동차 업계는 공급망 개선으로 생산 정상화와 내수와 수출 동반 회복세를 보였다. 국내 대표업체인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는 전 세계 시장에서 판매량 750만대 안팎을 기록할 전망으로, 올해도 '글로벌 빅3'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는 판매량뿐 아니라 경영 실적도 역대급을 기록해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에 오를 전망이다.
◇공급망 정상화에 올해 생산 414만대…7년만에 최고치
27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국내 자동차 생산량(추정치)은 전년 대비 10.2% 증가한 414만대로 2017년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KAMA 관계자는 "적극적인 공급망 관리와 반도체 수급 정상화로 생산은 높은 회복세"라고 말했다.
분야별로 내수와 수출 모두 회복세를 기록했다. 내수는 수입차보다는 국산차 판매 호조로 1년 만에 다시 170만대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은 미국과 EU(유럽연합) 등 주요 시장에서 선전하며 전년 대비 17.4% 증가한 270만대가 예상된다. 수출 대수는 물론 수출액 역시 전기차와 SUV(스포츠유틸리티차) 판매 증가로 690억달러 안팎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자동차 수출은 국내 산업계 기둥 역할을 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1년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은 487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해 같은 기간 전체 무역수지 흑자(293억달러)의 1.7배에 달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각각 수출 실적 310억달러, 239억달러를 기록하며 각각 '300억달러 수출의 탑', '200억달러 수출의 탑'을 받기도 했다. 국내 1700여개 수출기업 중 1~2위 기록이다.
◇'글로벌 빅3' 현대차·기아, '반도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제치고 상장사 실적 나란히 1·2위
현대차·기아는 올해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1~11월 전 세계에서 각각 386만여대, 287만여대를 판매하며 총 674만여대를 기록했다. 월평균 60만대 이상을 판매한 것을 고려하면 연간 판매량은 750만대에 육박할 전망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현대차·기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판매량 글로벌 3위에 오를 것으로 봤다. 1위와 2위는 도요타와 폭스바겐그룹이 차지할 전망이다.
판매 호조는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11조6500억원, 9조1400억원 등으로 나란히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2위를 차지했다.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현대차 15조3700억원 △기아 12조1100억원으로 합산 27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를 앞세워 국내 산업계를 이끌어 온 삼성전자(7조3400억원), SK하이닉스(-8조39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르노코리아를 제외한 한국GM, KG모빌리티(003620) 등 국내 중견업체도 수출을 앞세워 준수한 실적을 올렸다. 한국GM은 올해 1~11월 수출 38만여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 한국GM의 SUV 트레일블레이저는 현대차의 코나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11월 말 현재 최다 수출 모델로 집계됐다. KG모빌리티는 4만9000여대로 전년 대비 20.2% 늘었다. 르노코리아는 신차 부재 등 여파로 전년 대비 30.4% 줄어든 7만7000여대에 그쳤다.
업계는 내년 역시 수출을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수요 둔화 등으로 성장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분야별 내년 전망치는 내수 171만대, 수출 275만대(715억달러), 생산 417만대 등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와 고물가 지속으로 자동차 소비 저하가 우려돼 개별소비세 감면, 노후차 교체구매 지원 등 소비 진작책이 필요하다"며 "국내 미래차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기차에 대한 재정적 지원과 비재정적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심사 본궤도…HMM 하림 매각에 경쟁력 약화 우려
올해 항공·해운업계는 대형 인수합병(M&A)이 한해를 관통했다.
항공업계는 2020년 11월 시작한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기업결합은 올해 유럽연합(EU)의 심사 구체화로 본격화했다. EU 경쟁당국은 국내 양대 항공사의 합병과 관련, 화물사업 등 독점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이 과정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에) 100%를 걸었다"라며 "어떤 것을 포기하든 밀고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U 경쟁당국은 내년 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잠정적으로 결론 내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필수 신고국인 미국과 일본의 심사도 EU의 결론과 함께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해운업계는 최대 국적선사 HMM(011200) 매각전이 업계를 달궜다. 선복량 기준 글로벌 8위인 HMM은 2016년 현대그룹 해체 과정에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에 들어갔다. 7년 만인 올해 7월 산은과 해양진흥공사는 HMM 주식 매각공고를 냈다. 하림-동원-LX그룹 3파전으로 진행된 인수전은 벌크선사 팬오션(028670)을 앞세운 하림그룹의 최종 승리로 끝이 났다.
하지만 10조원에 달하는 유보금을 지닌 HMM은 하림의 곳간으로 전락해 국내 해운업계 경쟁력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하림의 자금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하림 측은 "HMM의 유보금은 HMM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우선으로 사용돼야 한다"고 진화했지만, 업계는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다. 하림그룹은 산은과 HMM 매각 세부 조건 논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 거래를 마칠 계획이다.
yagoojoa@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