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주포 1위' K9, 에스토니아에 6문 추가 납품…유럽 공략 가속

올해 1월 계약분 중 1차분 절반…2026년이면 기존 24문까지 36문 운용
러-우 전쟁 위협에 유럽 각국 국방력 증강…'기술력·빠른 납기' 압도적 경쟁력

에스토니아에 인도된 K9 자주포(에스토니아 국방부 'X' 계정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박주평 박응진 기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9 자주포 6문을 에스토니아에 인도했다. 이미 에스토니아에서 운용 중인 24문에 더해 추가로 6문을 인도한 것으로, 2026년까지 남은 물량 6문을 인도하면 에스토니아는 총 36문의 K9을 운용하게 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안보 위협에 따라 커지는 유럽 국가들의 재래식 무기 수요와 세계 자주포 시장에서 압도적으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K9의 경쟁력이 맞물려 수출시장이 넓어지고 있다.

1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에스토니아 국방부는 지난 16일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한국산 K9 자주포 6문을 인도받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인도된 K9 자주포 물량은 올해 1월 에스토니아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체결한 K9 12문 구매계약에 따른 것이다. 계약 규모는 3600만유로 규모로 알려졌으며, 나머지 6문은 오는 2026년까지 인도될 예정이다.

에스토니아는 지난 2018년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2020년부터 물량을 인도받아 이미 K9 24문을 운용하는데도 12문을 더 들여오기로 했다. 이는 에스토니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안보 위협을 느끼고 대대적으로 국방력 증강에 나서는 영향이 크다.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와 함께 발트해 연안에 접해 '발트 3국'으로 불리는 에스토니아는 발트 3국 중에서는 가장 북단에 있어 발트해를 사이에 두고 핀란드와 마주하고 있다. 구 소비에트 연방 소속이었다가 독립했으며 동쪽으로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직접적인 안보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가장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왔다. 우크라이나에 국내총생산(GDP)의 1%가 넘는 4억유로 규모의 군사지원을 제공했고 총기류와 탄약, 대전차 미사일과 지뢰, 155㎜ 자주포, 통신장비 등이 포함됐다.

에스토니아는 국방비 지출도 늘리고 있다. 올해 국방예산을 전년보다 42%나 늘렸다. GDP 대비 국방비 지출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목표인 2%를 넘어 올해 2.85%에 달하고 2024~2026년에는 3%로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부터 2026년까지 국방비의 54%가 무기 조달에 지출된다.

에스토니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부터 K9을 운용해 온 만큼 K9 자체의 우수한 성능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빠른 납기 역시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자료에 따르면 2000~2017년 세계 자주포 수출시장에서 K9은 점유율 48%를 차지해 압도적 1위에 올랐고, 현재는 50%를 넘겼다. 이후 폴란드 등 계약 물량이 모두 인도되면 점유율은 70%를 넘기게 된다.

현재 동유럽의 루마니아으로의 K9 수출도 임박한 상황이다. 54문의 자주포를 신규 도입하는 루마니아 사업에 K9은 유력한 후보 기종으로, 당초 이달 계약 체결이 예상됐으나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는 K9뿐 아니라 장갑차 수요도 상당해 향후 수출 가능성이 점쳐진다. 라트비아는 영국산 구형 궤도형 장갑차 'CVR-T' 123대를 교체하기 위해 보병전투차량 획득 사업을 추진 중인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21 장갑차가 △오스트리아·스페인 합작회사 제너럴다이내믹스유럽랜드시스템스(GDELS)의 아스코드(ASCOD) 장갑차 △튀르키예 오토카르(Otokar)의 툴파(Tulpar) 장갑차와 함께 시험평가를 치렀다. K-21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근 호주 수출에 성공한 '레드백' 장갑차와 같은 계열 장갑차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