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식장도 안잡고 청첩장 돌린 꼴"…'아니면 말고' 이런 항공사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티웨이항공(091810)이 운항허가도 나오지 않은 노선의 항공권을 판매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하겠다고 나선 항공사가 스스로 그럴 만한 역량이 되지 않음을 증명한 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지난 5월 말 김포~대만 가오슝 신규취항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탑승기간은 7월7일부터 10월28일까지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이 노선은 공지됐던 탑승기간은 물론 동계스케줄(10월31일~3월31일)이 끝나는 내년 3월31일까지도 운항할 계획이 없다.

항공사가 비수익 노선의 운항 횟수를 줄이거나 운항하지 않는 것은 흔한 일이다. 문제는 항공당국의 운항허가를 받기도 전에 프로모션을 열었다는 점이다. 티웨이항공은 프로모션을 진행하던 중 운항허가 절차가 중단되자 항공권 판매를 중단했다.

항공사가 정기 노선을 취항하기 위해서는 국토교통부에 신고 절차를 밟는다. 통상적인 절차고 별 문제가 없다면 국토부에서 허가를 내린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국토부가 허가해야 취항할 수 있다. 항공사가 신고한다고 무조건 노선이 통과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항공사들은 운항허가 절차를 마치기 전까지는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는다. 자칫 허가를 받지 못해 비행기를 띄우지 못하면 이미 판매한 티켓에 대한 환불은 물론 이미 호텔이나 여행상품을 예약한 소비자들과 분쟁이 일기 때문이다.

티웨이항공은 이를 의식한 듯 프로모션 말미에 '운항 일정은 사전 고지없이 변동될 수 있다'라고 적었지만 '확정도 안 된' 운항 일정을 내놓고 '변동될 수 있다'는 단서를 두는 것은 기만적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에게 티켓 판매는 당연히 중요하고 누구나 판매를 빨리 오픈하고 싶어 한다"며 "그러나 적합한 절차를 거치는 게 맞기 때문에 그걸 모두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의 크로아티아 노선을 놓고도 비슷한 뒷말이 나온다. 티웨이항공은 내년 인천~자그레브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저비용항공사(LCC) 중 처음으로 크로아티아 노선을 확보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운항거리가 늘어 보유 중인 항공기로 감당이 안되자 운항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노선이다.

정작 티웨이항공은 동계스케줄에 앞선 지난 9월과 지난 11월에도 국토부에 별다른 신고절차를 밟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도 티웨이항공의 크로아티아 내년 운항계획이 언론을 통해 구체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통상 항공사들은 최종적으로 국토부의 운항허가를 받기 전까지 운항계획을 언급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장거리 노선은 환승까지 고려한다면 연계 항공사와도 공동운항 여건을 마련해야 하고 지상조업사도 국내보다 구하기가 어렵다"며 "항공사마다 다르지만 유럽 신규 노선에서 지점 개설에는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실제로 항공사업법 제16조 '국제항공 운수권의 배분'은 "운수권을 배분받은 후 1년 이내에 해당 노선을 취항하지 아니한 경우 배분된 운수권의 전부 또는 일부를 회수할 수 있다"는 규정한다. 코로나19로 국토부에서 유예기간을 주고 있다지만 항공사들은 마지노선을 1년으로 잡고 움직인다.

더욱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 기업결합의 조건부승인 조건으로 티웨이항공의 유럽 4개 여객노선 취항을 내건 만큼 티웨이항공이 띄울 유럽 노선은 5개로 늘어난다.

항공기가 부족하고 5개 노선이 모두 신규에 정기노선인 티웨이항공이 내년부터 이를 동시에 진행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티웨이항공이 내년 취항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미 어느 정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부쩍 잦아진 티웨이항공의 기체결함 문제와 맞물려 과연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