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엑스포는 사우디로…'네옴시티' 협력으로 '제2의 중동 붐' 기대

2030 엑스포, 빈 살만의 비전 2030 피날레…네옴 프로젝트 기술 전시 기대
반도체·모빌리티·수소 등 기술 발전상 담을 전망…"인프라 투자 탄력 받을 것"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 파이살 빈 파르한(Faisal bin farhan) 왕자가 지난6월 20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이시레물리노에서 열린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 리야드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프레젠테이션(PT)를 하고 있다. (BIE 캡쳐) 2023.6.2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신건웅 김종윤 기자 =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를 가져오려던 민관의 시도는 결국 실패로 끝났다. 아쉽게도 한국의 부산이 아닌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지만 우리 기업들의 역할은 아직 남아 있다. 네옴시티 등 사우디와 협력을 통해 기대되는 '제2의 중동 붐'을 리야드 엑스포에서 일으켜야 한다는 것이다.

28일(현지시간)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는 2030 엑스포 유치 도시를 사우디의 리야드로 결정했다. 부산의 추격은 사우디의 오일 머니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는 화석연료 시대 종결에 대한 걱정이 크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주도로 지난 2016년 석유 의존도를 줄이는 '비전 2030' 플랜을 실시하고 있고, 이번 2030 엑스포 유치에 큰 공을 들인 것도 비전 2030의 피날레 목적이 컸다.

그만큼 2030 엑스포에서는 '오일 머니'가 기반이 된 친환경·탈탄소 관련 주요 기술들이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대를 모으는 것은 '비전 2030' 플랜 하에서 진행되는 신도시 계획 '네옴' 프로젝트가 어느 정도 선을 보일지 여부다. 서울-강릉 거리와 비슷한 170㎞ 길이의 친환경 수직도시 '더 라인' 등 네옴 산하의 건설 계획은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오른쪽)이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국내 기업 총수들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우디아라비아 국영매체 SPA 홈페이지 캡쳐) 2022.11.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지난해 11월 빈 살만 왕세자 방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005380)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은 네옴 등을 비롯한 광범위한 경제 협력을 논의한 바 있다. 또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 방문을 동행하기도 했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사우디 방문 당시 계열사인 삼성물산·현대건설이 수주한 네옴 프로젝트 공사 현장을 직접 점검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과 5세대(5G) 무선통신·사물인터넷(IoT) 등 스마트시티 기술이 네옴 프로젝트에 역할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도심항공교통(UAM), 로봇, 자율주행,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등에서, SK그룹은 SK텔레콤의 AI 기술 활용과 SK E&S의 수소 사업, SK에코플랜트의 건설 사업 등에 협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한 엑스포에선 참가국이 각자의 비용으로 각국의 전시관을 건립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한차례 연기됐던 2020 두바이 엑스포에서도 국내 기업들은 전시관을 차리고 한국 기업의 기술력을 자랑했다.

두바이 엑스포 한국관은 모빌리티를 소주제로 한 다채로운 전시와 상설 공연 등 다양한 K-콘텐츠를 통해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은 관람객들이 숭례문 앞에서 촬영한 BTS의 '퍼미션투댄스' 영상을 관람하는 모습. (코트라제공) 2022.2.28/뉴스1

특히 두바이 엑스포 한국 주간 당시에는 삼성전자·현대차 등 48개 기업이 한국우수상품전(KIF)을 차렸다. 삼성전자는 포터블 스크린과 대형 OLED 화면 등을 전시했고,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5·EV6 등 전기차와 수소차 넥쏘 등을 선보였다. 두바이 엑스포의 한국관 관람객은 총 110만명에 달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KOTRA(코트라)는 오는 2025 오사카 엑스포의 목표 관람객은 282만명으로 정했다. 오사카 엑스포에선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모빌리티 △우주항공·해양 △수소 등 12대 국가전략기술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두바이·오사카 엑스포에 이은 리야드 엑스포는 상당한 기간이 흐른 후 진행되는 만큼 그간 강조해왔던 기술들의 발전 양상을 보여줄 수 있을 전망이다.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사우디의 엑스포 준비는 산업 다각화의 일환이다. 빈 살만이 직접 하는 것은 그만큼 절실했다는 것"이라며 "사우디가 엑스포를 가져가게 됐으니, 기업 입장에서는 오히려 좋을 것이다. 기존에 진행 중이던 네옴 프로젝트 인프라 투자도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