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에 울려 퍼진 개 짖는 소리…모두 웃었다[최기자의 동행]
스타벅스-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 입양 캠페인
-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남양주=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안녕하세요?"
"왈왈!"
마이크를 든 설채현 수의사가 인사를 하자 스타벅스에 모인 개들이 일제히 짖었다.
이에 수의사는 "(사람보다 청력이 좋은)개들이 짖는 건 당연하다. 저도 조용히 얘기할 테니 여러분도 박수 작게 쳐 달라"고 말했다.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수의사의 말에 공감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잠시 짖던 개들은 이내 조용해졌다.
지난 23일 경기 남양주시 스타벅스 '더북한강R점'에서는 반려견을 동반한 특별한 행사가 진행됐다. 해당 지점은 야외뿐 아니라 실내까지 반려동물 친화매장으로 탈바꿈한 뒤 동물보호단체 '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대표 최미금, 이하 동행)'과 손잡고 동물 입양 캠페인, 장난감 만들기, 펫티켓 특강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 것.
이날 설채현 수의사는 '강아지는 펫티켓, 보호자는 에티켓'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그는 "반려동물을 파양하거나 유기하는 이유의 60%는 문제행동 때문이라는 통계가 있다"며 "하지만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반려동물의 문제행동은 주관적이고, 유기견이라고 해서 문제행동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변 실수, 짖음 등 문제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지만 어떤 사람들은 전혀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다"며 "반려동물의 습성과 행동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면서 교육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전망 좋기로 소문난 더북한강R점에 방문객이 반려동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실내 공간을 마련했다. 매장 내부에도 반려동물이 출입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달라는 애견인(愛犬人)들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스타벅스는 기존 1층에 위치한 일반 메뉴 주문 공간을 없애고 해당 장소를 방문객과 반려동물이 함께할 수 있는 실내 '펫 전용 공간'으로 만들었다.
1층은 야외 펫 파크에서 시작되는 러닝트랙 설치물이 실내까지 이어지는 구조로 디자인됐다. 러닝트랙 시작 부분에는 스타트라인을 알리는 아치형 구조물과 콘을 배치해 포토존을 구성했다. 피니시라인 인근에는 단상과 포토 프레임, 네온사인 장식으로 구성된 포토존도 마련했다.
이 밖에도 반려동물을 위한 정수기 설치를 비롯해 반려동물 케어를 위한 다양한 편의시설도 준비했다. 다만 식품위생법상 문제될 수 있는 음료 제조 시설, 케이크가 진열된 2~3층은 반려동물 동반을 할 수 없다.
이날 스타벅스를 방문한 애견인들은 반려견 장난감 만들기를 하고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서울시와 동행이 함께 운영하는 발라당입양센터에서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동물들의 입양 캠페인이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최미금 동행 대표는 "스타벅스와 반려동물 친화를 넘어 '가족 만들기'를 위해 유기견 입양 행사와 설채현 수의사 특강을 개최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정착하는 문화가 완벽하게 자리 잡고 함께 즐기는 공간을 마련하는데 스타벅스가 더욱 노력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 진행에 동참한 이미숙 마음을 담다 대표는 "스타벅스의 반려동물 친화매장 시도에 공감해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며 "반려견 보호자들이 당당하게 매장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마음이 편하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할 수 있는 펫케어존이 앞으로 더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해피펫]
news1-100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