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수출만이 살 길"…대웅펫 이끄는 쌍두마차[펫피플]
문재봉 대표 '임상', 이효준 대표 '마케팅'
휴먼 스탠다드 개발 원칙…해외 수출 추진
-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대웅 자회사 대웅펫에는 업계에서 유명한 쌍두마차가 있다. 수의사인 문재봉 대표와 마케팅 전문가 이효준 대표다.
두 공동대표가 이끄는 대웅펫은 반려동물 헬스케어 전문기업이다. 혁신 신약과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연구개발, 비대면 의료서비스, 임상시험 지원 플랫폼 개발 등에 힘을 쏟고 있다.
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좋은 제품 개발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제품 개발과 홍보는 톱니바퀴처럼 맞물려가야 한다.
두 대표는 각자 특성을 잘 살려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연륜'이 묻어나는 문 대표는 의약품 연구와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운영을, '젊은 피'가 강점인 이 대표는 제품의 사업화와 마케팅을 맡아 사업을 점차 확장하고 있다.
이들은 대웅펫의 미래와 반려동물의 건강한 삶을 위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 문재봉 대표, 30년 수의임상…신약 개발
문재봉 대표는 대웅펫의 전신인 한국수의정보를 설립한 당사자다. 대웅제약이 2021년 한국수의정보를 인수하면서 사명이 대웅펫으로 바뀌었다.
서울대학교 수의대를 졸업한 문 대표는 30년 수의임상 경력을 바탕으로 동물용의약품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CRO를 운영하면서 반려동물 난치성 질환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10세 포메라니안을 키우는 문 대표는 약품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할 때 보호자의 마음으로 동물들을 대한다. 동물병원의 환견, 환묘를 대상으로 한 유효성과 안전성 시험을 통해 난치성 질환 치료약 개발을 하고 있다.
문 대표는 25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사람 의약품을 개발할 때 3상 임상시험에서 직접 환자들을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이 검증된 약을 투약한 뒤 결과를 데이터로 만들어 관계기관 허가를 받는 절차를 밟는다"며 "반려동물도 같은 방법으로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신약 허가를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웅펫은 노령동물의 건강을 증진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항노화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오는 2026년까지 세계 최초 동물용 엑소좀(세포외 소포체의 일종) 신약을 개발해 아토피, 퇴행성 관절염, 근감소증 등 개선이 목표다. 이를 위해 지분 투자사인 지앤지셀과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적응증을 점차 확대해 항노화, 뇌수막염, 디스크 질환, 피부질환 등 치료제로도 사용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현재 반려동물 당뇨병 치료제, 면역조절제, 위염 치료제 등 3개의 반려동물 만성질환 치료제 임상을 진행 중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당뇨병 치료제 등 신약 출시가 예정돼 있다.
대웅펫은 대웅제약과 함께 내년 품목허가 예정인 세계 최초 경구용 반려동물 당뇨병 신약의 글로벌 기술이전(라이센스 아웃)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
문 대표는 "대웅펫에서 우루사펫을 비롯해 당뇨병·아토피·위염 치료제와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 치료제 등 대웅제약이 보유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동물약으로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웅펫의 경쟁상대는 글로벌 기업이다. 신약 개발과 해외 수출로 시장을 넓히고 국가경쟁력을 키울 것"이라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는 글로벌 기준에 맞춰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원헬스적 시각에서 보면 동물 신약은 결국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며 "반려동물이 더 건강하게 보호자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 이효준 대표, 30대 젊은 피…마케팅 전문가
이효준 대표는 지난 4월 30대의 젊은 나이로 대웅펫의 수장이 됐다. 그는 나이에 비해 인생 공부를 많이 했다.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을 졸업한 그는 첫 입사한 무역회사에서 해외 파견근무를 떠났다.
이 대표는 뉴스1과 인터뷰에서 "9년 동안 외국에 머물게 됐고 닥스훈트와 교감하며 살았다"고 말했다. 타향살이 시절, 그에게 강아지는 가족 이상의 존재였다고.
그는 창업을 하고 치열한 삶도 경험했다. 남들이 쉽게 해보지 못한 경험은 그를 한층 더 성숙하게 만들었다. 2020년 '핏펫'에 입사한 뒤 매출의 60%를 책임지며 능력을 발산했다.
이 대표의 능력은 업계에 소문이 났다. 이후 대웅그룹의 동물의약품TF 실장으로 근무하다 대웅펫의 대표로 초고속 승진을 했다. 대기업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사업을 주도할 수 있는 전권을 쥐게 된 셈이다.
사실 반려동물 업계는 다소 폐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시장 규모가 작다 보니 새롭게 진출하는 업체에 대한 경계가 심한 편.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 소상공인이 누구나 들어오기 쉽고, 대기업이 뛰어드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크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업계 인사들의 호감을 사며 시장에 안착했다. 그는 "동물병원 수의사들과도 매일같이 만나고 있다"며 제품 인지도를 높인 비결을 귀띔했다.
아이디어도 번뜩였다. 대웅제약의 대표 비타민 브랜드 '임팩타민'을 반려동물에 접목시킨 '임팩타민펫'을 출시해 흥행돌풍을 일으켰다. 그는 "기존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제품을 동물 제품에 적용해 또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맞춤형 반려동물 영양제 브랜드 '애니웰'을 출시하고 △애니웰 rTG 오메가3 △애니웰 프로바이오틱스 이뮨 △애니웰 루테인아스타잔틴 등을 선보였다. 췌장 효소 보호제 '에피클'까지 다양한 제품을 내놓았다.
해당 제품들의 공통점은 '휴먼 스탠다드'. 휴먼 스탠다드는 원료 선정, 생산, 품질관리, 유효성, 영양성분 표시 기준까지 사람이 먹는 건강기능식품 기준으로 점검하고 생산하는 대웅펫의 개발 원칙이다. 지난달 코티티시험연구원과 반려동물 건강기능식품 품질인증제도 '휴먼 스탠다드' 출범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하며 품질 좋은 제품 선보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대웅펫의 반려동물 헬스케어 플랫폼도 적극 알릴 계획이다. 플랫폼으로는 수의사들의 학습 향상에 도움이 되는 '베터빌'과 보호자들이 반려동물의 건강을 관리하는데 조언을 해주는 '메타펫'이 있다. 비대면 건강관리 서비스 '메타펫'은 내년 3월 공식 개설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대웅펫은 출범 2년만에 올해 상반기까지 매달 평균 매출 기준 70% 성장하고 있다. 기업가치를 1000억원으로 높이고 2027년까지 코스닥 상장이 목표"라며 "대웅펫 덕분에 반려동물이 더 건강해지고 행복해졌다는 말을 듣도록 헬스케어 전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키겠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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