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망루피·피카츄에 노티드까지…비행기가 MZ 캐릭터를 입었다

제주항공·티웨이·진에어 나란히 캐릭터 래핑…한정판 굿즈도 불티
한류스타 대체하는 대세 캐릭터…"코로나 이후 여행가는 2030 잡자"

잔망루피 래핑 비행기(제주항공 제공)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잔망루피, 포켓몬, 노티드 슈가베어.'

최근 항공사들의 얼굴을 차지한 이 캐릭터들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캐릭터들이다. 과거 인기 스타의 전유물이었던 래핑 비행기에서 MZ세대의 페르소나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272450)는 디저트 브랜드인 '노티드'와의 협업을 통해 슈가베어 캐릭터가 래핑된 항공기를 선보일 계획이다.

노티드는 MZ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가게가 열기도 전에 줄을 서는 '도넛 오픈런' 열풍을 불러일으킨 브랜드다. 인스타그램을 활용하는 MZ세대 취향에 맞춘 포토존과 대표 캐릭터인 슈가베어도 인기에 한몫을 했다.

앞서 제주항공(089590)과 티웨이항공(091810)은 각각 잔망루피와 포켓몬을 새 모델로 선정하고 래핑된 항공기를 선보인 바 있다. 잔망루피는 인기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에 등장하는 핑크색 비버 루피의 부캐릭터다. 이른바 '군침이 싹도노'라는 멘트가 적힌 이미지로 스타덤에 오른 잔망루피는 MZ세대 사이에서 각종 밈으로 활용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티웨이항공도 MZ세대의 향수를 공략한 '포켓몬빵'의 인기와 맞물려 포켓몬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해 재출시된 포켓몬빵은 동봉된 포켓몬 스티커가 수집 욕구를 자극하며 대란이 일었다. 피카츄제트TW기에는 1세대 포켓몬으로 MZ세대에 친숙한 피카츄, 파이리, 꼬부기, 이상해씨 등을 새겨넣었다.

이들 항공사가 자사를 대표하는 얼굴로 사람이 아닌 캐릭터를 선정한 것은 그만큼 MZ세대를 공략하는데 유명 인사를 활용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과거에는 송중기, 동방신기, 이민호 등 한류스타가 이 자리를 채웠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잔망루피의 모델 계약을 올해 말까지로 연장했다. 원래대로라면 지난해 5월 1년 단위 계약을 맺어 이달 만료될 예정이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처음부터 2년 계약을 맺었다.

피카츄제트TW기(티웨이항공 제공)

특히 래핑 항공기와 캐릭터를 활용한 한정판 굿즈의 인기가 높다. 제주항공은 승무원 옷을 입힌 잔망루피 인형을 포함해 여행용 가방, 모형 비행기, 키링 등을 차례로 출시했다. 티웨이항공은 담요, 키링, 모형 비행기를 기내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진에어는 노티드와 콜라보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여행 수요가 증가하며 MZ세대를 대상으로 브랜드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 시작했다"며 "지난해 8월 선보인 1차 굿즈가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12월에 2차 굿즈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옥외광고물법 시행령을 개정하며 항공기에 상업광고가 가능해졌다는 점도 한몫했다. 이전에는 원칙적으로 홍보목적의 캐릭터는 항공기에 붙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