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원 항공권'도 나왔다…LCC 경쟁 과열에 수익성 하락 '경고등'
LCC 1Q 모두 역대급 실적…진에어·티웨이·에어부산, 20%대 이익률
60만원대 도쿄 왕복 항공권, 30만원대로 '뚝'…경쟁 심화로 수익성 둔화 전망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올해 1분기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비수기인 2분기에도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업체 간 과열 경쟁으로 향후 지속 가능성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티웨이항공(091810)을 시작으로 에어부산(298690), 진에어(272450), 제주항공(089590) 등 상장 LCC 모두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제주항공이 423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티웨이항공 3588억원, 진에어 3525억원, 에어부산 2131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규모는 진에어가 849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티웨이항공 827억원, 제주항공 707억원, 에어부산 478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률은 진에어 24.1%, 티웨이항공 23%, 에어부산 22.4%, 제주항공 16.7% 등 모두 두 자릿수 이익률을 기록했다.
LCC의 역대급 실적 배경은 억눌린 여행 수요가 폭발해서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일본과 동남아 등 근거리 여행 수요가 급증했다. 이들 지역은 모두 LCC가 주력 노선으로 삼는 곳으로 여행 재개를 앞두고 항공편을 늘리며 폭증하는 수요에 대응했다.
LCC 4개사의 올해 1분기 국제선 운항편 수는 제주항공 5010편, 진에어 3037편, 에어부산 1997편, 티웨이항공 3288편 등 총 1만3332편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318편)보다 42배 가까이 증가했다. 여객 수는 245만여명으로 1년 전(2만1043명)에 비해 무려 116배 늘었다.
폭증한 수요를 공급이 못 따라가면서 여객 운임이 상승했고, 고스란히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국제선 증편이 더디지만, 해외여행 수요 폭발로 운임이 30%가량 상승하면서 서프라이즈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는 2분기에도 실적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업체 간 과열 경쟁이 심화하면서 여객 운임이 하락, 수익성은 줄 전망이다.
실제 LCC가 앞다퉈 취항하는 일본 노선의 경우 최근 운임 하락세가 가파르다. 10일 기준 6월 인천~도쿄(나리타) 노선 왕복 운임은 30만원대부터 시작한다. 올해 1~2월 운임이 6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에어서울 등 일부 LCC는 유류할증료와 공항시설이용료만 결제하면 되는 '0원 항공권'까지 내놨다.
통상적으로 비수기로 분류하는 2분기와 하반기에도 이 같은 과열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점진적으로 공급이 증가하는 가운데 과열 경쟁에 따른 운임 하락은 수익성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력과 인프라 부족으로 여객 증편이 쉽지 않고, 항공기 도입도 원래 계획보다 다소 늦어지고 있다"면서 "공급 증가보다는 여행 수요 감소에 따른 수익성 둔화로 향후 20%대 이익률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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