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엄청나지"…대한항공, 기름값 딛고 영업이익률 20% 첫 돌파

작년 유류비만 4조, 인건비도 3100억 증가…화물운송 확대로 수익성 높여
올해부터 여객 수요 늘며 이익률 하락 전망

지난 12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대한항공 여객기가 착륙, 계류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대한항공(003490)이 지난해 항공유 가격 및 환율 상승으로 유류비 부담이 2배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초로 영업이익률 20%를 돌파했다. 2020년부터 시작한 화물운송 확대 전략이 지속적으로 효과를 발휘했고, 여객 수요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대한항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항공의 유류비용은 30억8444만달러(4조684억원)다. 이는 2021년 15억6264만달러(2조611억원)보다 97.4% 증가한 것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27억657만달러(3조5464억)보다도 14% 많은 규모다.

항공유 가격 상승이 유류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항공유 매입단가(국내기준)는 300.9달러/갤런으로 2021년 178달러/갤런보다 69% 올랐다. 환율도 유류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2021년 평균 1144.42원에서 지난해 평균 1292.16원으로 150원 가까이 올랐다.

여객 수요 회복으로 휴직했던 직원들이 복귀하면서 인건비도 늘어났다. 지난해 말 임직원 총 급여액은 1조5509억원으로 전년의 1조2382억보다 3127억원(25.3%) 늘었다.

대한항공은 각종 비용 상승에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4조961억원으로 전년 대비 56.3% 늘었고, 영업이익은 2조8305억원으로 전년보다 99.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0.1%를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20%대를 기록했다. 상위 100대 기업 중에서도 4위로 매우 높은 편이다.

유류비,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이 많은 항공업계에선 10% 이익률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대한항공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과 2020년 모두 1.4%에 그쳤으나 2021년 15.7%로 14.1%p나 올랐다.

대한항공이 코로나19 기간에도 높은 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수익성이 높은 화물운송을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여객 수요가 급감하자 대한항공은 2020년 4월부터 객실승무원 등 직원들의 순환 휴직을 실시하며 인건비를 줄였다. 대신 화물전용 여객기, 좌석장탈 여객기를 적극 활용해 항공화물 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여기에 항공화물운임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대한항공의 화물운송 사업 비중은 2019년 21.3%에서 2020년 57.4%, 2021년 76.5%로 올랐다. 지난해에도 57.6%를 차지하며 코로나19 이전보다 30%p 이상 높은 비중을 유지했다.

높은 이익률은 올해부터 다소 하락할 전망이다. 여객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여객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현재 20% 미만의 비중으로 유지되고 있는 객실 승무원 순환 유급휴직을 순차적으로 줄여 올해 내 모든 객실 승무원을 정상적으로 업무에 투입할 계획이다. 인건비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항공화물운임도 하락세다. 항공화물운임지수 TAC인덱스에 따르면 홍콩~북미 노선의 항공화물 운임은 지난 2021년 12월 ㎏당 8달러까지 올랐으나 지난달엔 4.4달러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화물운송은 원래 해상이 중심이고, 항공은 보조적 역할을 하는데 코로나19로 해상운송이 막혀 반사이익을 거뒀던 것"이라며 "항공업은 기간산업으로서 이익률이 낮아지더라도 여객 수요가 살아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