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하면 마늘·진도하면 대파…해외 소개될 것 같아요"

[인터뷰]이해연 한국맥도날드 최고 마케팅 책임자
"예상보다 더 성공적…지자체서 먼저 협업 밝히기도"

이해연 한국맥도날드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가 17일 서울 종로구 한국맥도날드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8.1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올해 한국맥도날드가 출시한 신메뉴 중 가장 많이 팔린 메뉴는 무엇일까. 지난달 6일 선보였던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다. 출시 일주일 만에 판매량 50만개를 돌파했고, 약 150만개의 판매고를 올렸다. 상시 메뉴였다면 더 많은 버거가 팔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맥도날드는 국내산 식재료를 적극 활용하는 '한국의 맛'(Taste of Korea) 프로젝트를 2021년 시작했다. 고품질 국내산 식재료를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맛있고 신선한 메뉴를 제공하는 한편 국내 지역 농가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다.

올해로 3년째인 이 프로젝트는 한국맥도날드를 대표하는 하나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누적 버거 판매량만 약 630만개를 기록했다. 사이드 메뉴와 음료를 합치면 1000만개를 넘어섰다. '행운 버거'와 '빅맥 송 캠페인', 'BTS 캠페인' 등 맥도날드의 굵직한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이해연 한국맥도날드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가 지난해부터 총괄하게 되면서 더욱 힘을 받았다는 평가다.

17일 서울 종로구 한국맥도날드 본사에서 만난 이 CMO는 "글로벌 브랜드가 한국의 맛 캠페인을 한다는 점을 색다르고 좋게 받아들여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맥도날드는 2021년 '창녕 갈릭 버거'를 출시하면서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이 CMO는 "잘될 것이란 기대감은 있었지만 예상보다 더 많이 판매됐다"며 "한국 소비자들이 지역명을 달고 나오는 특산물을 활용한 제품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마늘은 외식에서 잘 사용하는 재료인데 토핑 소스로 잘 구현해서 만든 버거는 처음이라는 반응도 많았다"고 전했다.

맥도날드 '창녕 갈릭 버거' 2종 출시.(맥도날드 제공)

실제 첫 작품이었던 '창녕 갈릭 버거'는 소비자들의 끊임없는 요구에 힘입어 2021년 첫 출시 이후 지난해와 올해 재출시됐다. 식재료 수급 상황 등으로 인해 당장 상시 판매 메뉴로의 전환은 어렵지만 매년 출시되고 있다.

지난해 2탄으로 출시된 '보성 녹돈 버거'는 다소 아쉽다는 평을 받았지만 올해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의 성공으로 우려의 목소리는 지웠다. 이 CMO는 이번 신메뉴 출시까지 많은 준비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제품적으로는 소비자들이 친숙하게 느끼는 원재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창녕 갈릭 버거 마늘에 이어 대파를 선정했다. 마케팅적으로는 여의도 IFC몰에서 팝업스토어인 '파밭스토어'를 열고, '진도대파쿵야' 캐릭터를 선보이는 등 소비자 접점을 늘리기도 했다.

이 CMO는 "지역 농부들을 모델로 내세우는 등 지역 상생의 진정성을 전달하는 데 신경 썼다"며 "진정성만 신경 쓰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아 MZ세대를 타깃으로 한국의 맛을 재밌게 풀었다"고 했다.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한국맥도날드 제공)

맥도날드 한국의 맛 프로젝트는 '현지'(local)와 '경제'(economy)의 합성어인 '로코노미'의 대명사다. 한국의 맛 프로젝트가 진행된 3년 동안 한국맥도날드가 수급한 창녕 마늘은 약 132톤에 달한다. 진도 대파는 한 달 동 약 50톤을 수급했다. 이 CMO는 "맥도날드 제품 홍보를 통해 해당 지역 원재료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창녕이 마늘의 대표성을 가진 지역이 됐다거나 소비자들 사이에서 '진도 대파가 유명했구나' 하는 반응들이 나온다"고 했다.

맥도날드는 이번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 출시 이후 진도군수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 진도군은 맥도날드의 신메뉴를 통해 대파의 주산지로 진도가 널리 알려지는 등 지역 홍보 효과를 크게 거뒀다는 후문이다. 이런 효과에 힘입어 지방자치단체에서 먼저 협업 의사를 밝히는 상황이 됐다. 이 CMO는 "제품의 품질은 물론 안정적으로 납품할 수 있는지 등 여러 사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선정한다"고 말했다.

이해연 한국맥도날드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가 17일 서울 종로구 한국맥도날드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8.1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맥도날드는 글로벌 브랜드인 만큼 진정한 '한국의 맛'을 세계로 알리는 기회가 자연스럽게 생길 가능성도 있다. 앞서 한국맥도날드는 '불고기버거' 레시피를 대만에, '1955 파이어 버거' 레시피를 이탈리아에 수출했다. 이 CMO는 "좋은 성과를 보인 메뉴를 해외 매장들과 서로 소개하고 공유하는 세션이 있다"며 "좋은 성과를 냈기 때문에 한국의 맛 버거들도 공유하다보면 소개되는 일이 생길 것 같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 CMO는 맥도날드가 글로벌 브랜드이자 로컬 브랜드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크루들도 한국인이고, 출시하는 메뉴도 한국 소비자들이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메뉴"라며 "한국에서 사랑받는 한국 기업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 로컬에 집중한 활동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어떻게 하면 한국 소비자들이 즐겁게 즐길 수 있을까'에 집중해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하겠다. 진심이 조금 전달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shakiro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