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최병오'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총괄 부회장 선임

경영 전면 나선 이후 주요 계열사 실적 대폭 상승
'골프웨어·교복·스포츠굿즈 사업' 통해 글로벌 형지 속도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오른쪽)과 최준호 부회장.(패션그룹형지제공)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패션그룹형지가 최준호 사장을 그룹 총괄 부회장으로 전격 선임하면서 본격적인 최준호 시대의 전환을 알렸다.

2021년 5월 까스텔바작(308100) 대표이사 선임되며 그룹 구원투수로 등판한 최 부회장은 같은 해 12월 패션그룹형지 사장직을 겸하게 된 후 약 2년 만에 형지 계열사 모기업의 총괄 부회장을 맡게 됐다. 최 부회장은 23개 브랜드, 전국 2300여 개 매장에 대한 운영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최 부회장의 선임 배경에는 경영 혁신 및 신사업 육성을 통한 실적 개선과 미국, 동남아, 유럽 등 해외시장 진출을 통한 '글로벌 형지' 실현의 본격화가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총괄 부회장 선임으로 최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글로벌 형지 실현 행보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최병오 회장의 열정과 도전 정신에…젊은 CEO 경영 감각 더해

최 부회장은 형지 창업자인 최병오 회장의 열정과 도전 정신을 그대로 빼닮아 '리틀 최병오'라고도 불린다. 광장시장의 작은 매장에서 패션그룹형지까지, 최병오 회장의 동대문 신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배우며 갖춰온 사업가 기질은 그가 가진 강점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장에서 부딪히며 습득한 역량도 최 부회장이 가진 중요한 자산이다. 20대부터 최 회장과 중국 전역의 생산 기지를 돌며 구매 소싱의 전문 역량을 익혔다.

형지의 기반이 되는 대리점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그룹과 대리점 사업자들의 성장을 함께 추구하는 것도 최 회장과 닮았다. 최 부회장은 가두매장의 특성에 맞춰 매장 영업을 직접 뛰며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이를 해소하는 데 애쓰는 등 철저한 현장경영에 나섰다.

최 부회장은 최대 성수기인 5월 회사에서 숙식하며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어버이날 주간에는 매장에 나가 크로커다일레이디의 상징인 악어 인형탈을 쓰고 직접 집객을 한 것은 유명한 일화로 전해진다.

◇구매생산 실무부터 재무까지 역량 입증…기획·마케팅에 AI 도입

최 부회장은 패션 기업 중추인 구매와 생산은 물론 재무 최고 임원 역할까지 도맡아가며 형지 체질 개선에 힘쓰고 있다.

2011년 입사 후 구매생산 부문에서 10년간 쌓아온 역량과 공급운영부문 대표를 맡은 경험이 바탕이 됐다.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해 고품질에 원가경쟁력을 가진 상품을 생산할 수 있게 했다. 구매혁신과 현장경영이 시너지 효과를 거두면서 상품의 적중률을 높여 최고 판매율을 올리고 재고효율화까지 이뤄내 적자폭을 대폭 개선했다.

젊은 CEO답게 패션과 신기술 접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21년부터 세종대학교와 까스텔바작이 산학협력으로 진행한 'AI 형지'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빅데이터를 경영에 활용한 프로젝트 AI 형지는 상품기획은 물론 마케팅 영역까지 활용하고 상품 기획의 정확도를 높여주는 데 기여하고 있다.

AI 전문기업 티쓰리큐(T3Q)에 투자하면서 AI, 챗GPT 등 신기술에 대한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이에 2022년 9월 코리아 빅데이터 어워드에서 패션부문 중기부장관상을 수상했다.

◇까스텔바작 필두로 '글로벌 형지' 가시화…그룹 신성장 동력 마련

형지는 2021년 최 부회장의 대표이사 취임 후 글로벌 토털 패션기업으로 비전을 수립하고 글로벌 진출에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까스텔바작을 통해 군납 시장 진출 가시화했으며 형지엘리트를 축으로 한 교복시장에서도 큰 성과를 나타냈다.

2017년 형지엘리트(093240) 특수사업본부장을 역임한 이래 B2B와 교복사업의 양적 질적 확장을 주도했다. 중국 교복시장 진출 사업을 이끌어 합작사인 상해엘리트를 2021년 4년 만에 흑자 전환시켰다.

스포츠 굿즈 사업을 통해 대한민국 내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진 것도 호조에 힘을 보탰다. 평소 야구 매니아인 최 부회장의 취미가 사업으로 이어져 빛을 본 셈이다.

그 결과 형지엘리트는 학생복 매출과 스포츠 상품화 사업 모두 호실적을 이루며 제22기(2022년7월~2023년6월) 개별 매출액이 전년 대비 73% 신장했다. 주력 사업인 학생복과 신사업인 스포츠 상품화 사업의 고른 성장으로 형지엘리트의 개별 매출액은 929억원을 기록하며 연매출 1000억원 돌파에 바짝 다가섰다.

까스텔바작은 올 2분기 연속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역성장 고리를 완전히 끊어냈다. 수익성을 크게 개선시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7.6% 성장세를 나타냈다. 패션그룹형지도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됐다.

최 부회장은 "대내외적인 환경이 어려운 와중에 중요한 자리를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성장을 이어가는 동시에 신사업 육성과 해외 사업 확대에 힘을 쏟으며 글로벌 형지 실현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4월 미국 방문을 시작으로 대통령의 베트남, 폴란드, 인도네시아 순방길에 함께 오르며 정부의 경제외교에 힘을 보탰다. 특히 인도네시아 동행 때는 기업을 대표하는 경영인으로서는 최연소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순방에 동행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