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K-패션 강자' 마뗑킴, 김다인 대표 돌연 사임…순항할까

각자대표→홍정우 단독 대표 체제로…주요 주주 지분 유지
마니아층 탄탄한 김다인호 마뗑킴, 브랜드 정체성 흔들 우려

마뗑킴 매장 모습.(신세계아울렛제공)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론칭 10년 만에 매출 1000억원 신화를 이룬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 마뗑킴의 김다인 대표가 돌연 사임했다.

브랜드 마뗑킴과 김 대표에 대한 마니아 층이 두터운 만큼 김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브랜드 정체성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자신이 약 10년간 키워온 마뗑킴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2015년 블로그 마켓으로 시작한 마뗑킴은 '뗑며들다'(마뗑킴+스며들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론칭 초기만 해도 연 매출 10억원 정도였으나 2021년 2월 하고하우스(구 하고엘앤에프) 투자를 받으면서 2020년 매출 50억원, 2021년 15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마뗑킴은 더현대서울, 롯데백화점 등에 입점하며 유통망을 확장했다. 뷰티 브랜드 '마지두마뗑'도 론칭했다. 해외를 겨냥한 프리미엄 라인 '킴마틴'도 론칭, 2024년 봄여름 시즌부터 글로벌 진출에도 나선다.

이처럼 광폭 행보를 보여온 마뗑킴이 김 대표 사임으로 브랜드 정체성이나 사업 운영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마뗑킴은 마니아층이 탄탄한데 특히 김 대표의 팬층도 두텁다.

김 대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마뗑킴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 온라인상에는 "다인님 없는 마뗑킴은 상상할 수 없다"며 향후 마뗑킴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마뗑킴의 경쟁 상대인 다른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K-패션' 바람을 타고 국내외에서 성장하고 있다.

1세대 디자이너 브랜드 우영미, 송지오는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면서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가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파리 중심가에 단독 매장을 열고 K-패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2세대 디자이너 브랜드로 꼽히는 디스이즈네버댓, 커버낫, 리, 드파운드 등 신진 브랜드들은 무신사와 하고하우스 등 투자사의 투자를 받으면서 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마뗑킴 역시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던 상황에서 김 대표의 사임을 계기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으로 마뗑킴은 투자사인 하고하우스의 홍정우 대표가 단독 대표로 올라서게 된다. 종전에는 김 대표와 홍 대표의 각자대표 체제 하에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됐다.

마뗑킴 관계자는 "마뗑킴의 운영 방식과 주요 주주 지분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임신 소식을 전하며 새 출발을 알렸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