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중국 그만 쳐다보자…'친환경·탈탄소' 무기 닦는 철강업계

'철강 빅2' 포스코·현대제철 작년 실적 마이너스 성장…건설경기 침체·수입 철강재 유입 여파
"저탄소 흐름 전환, 위기 아닌 기회" 탄소중립 생존전략 몰두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지난해 건설 경기 부진과 수입산 철강재의 공습으로 고전을 면치 못한 철강업계가 올해 친환경·신사업 중심으로 위기 돌파에 나선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005490)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전년 대비 11.14% 감소한 4조3099억원이다. 포스코홀딩스는 태풍 힌남노 여파로 고로 가동이 중단된 재작년보다 부진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매출은 7.27% 감소한 78조5918억원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004020)은 22.3% 감소한 1조2555억원의 영업이익을, 매출은 3.59% 감소한 26조358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가 지난해 부진을 보인 이유는 전방산업인 국내외 건설업 부진 여파다. 지난해 중국의 주요 부동산 투자 지표는 연간 8.4% 감소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국내 건설 수주액도 지난해 11월 누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4% 급감했다.

여기에 수입산 철강재의 유입도 국내 철강 경기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건설 경기 부진으로 자국에서 소화 못한 철강재를 해외로 수출하며 국내에도 저렴한 가격에 철강재가 유입됐다. 지난해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31.2% 급증했으며, 역대급 엔저 현상으로 일본산 철강재 유입도 4.2% 늘었다.

다만 오는 2분기부터 중국 및 주요 지역 철강 수요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철강 업황도 소폭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가 주택 수요 촉진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부동산 정책 효과가 누적되며 중국 부동산 지표가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서다.

이로 인해 중국의 철강 수출량이 감소하면 국내 철강재 가격 교란 요인도 일부 해소될 수 있다. 지난해 저렴한 중국산 철강재가 대거 유입되면서 국내 철강사들은 조선용 후판 등 제품 가격 협상에서 불리한 상황이었다.

이 같은 불안정한 상황에서 철강업계는 친환경 제품 등 신사업 중심으로 돌파구를 마련해 세계적인 탄소중립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친환경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경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사업환경 구축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철강업계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미국 GSSA(지속 가능 철강 및 알루미늄 협정) 등 탄소 관련 규제 도입을 앞두고 있는 만큼 저탄소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친환경 포트폴리오 전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철강업계 수장들도 연초 신년사를 통해 장기적인 생존전략으로 일제히 친환경 전략을 강조했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친환경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혁신하고 역량을 키워 나간다면 성장의 기회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철강 사업은 저탄소 제품 공급 체제를 본격 구축하고 미래형 포트폴리오 전환 및 글로벌 성장시장 선점으로 '톱 티어' 철강사 지위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도 "탄소중립은 철강업계에서도 피할 수 없는 과제이자 동시에 철강산업의 부흥을 견인할 기회"라며 "저탄소 원료 및 에너지원 확보는 물론 관련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탄소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탄소중립 실현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계속되는 업황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인 탈탄소 기반 마련에 힘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