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오늘 '셀프 연임' 없앤다…최정우 회장 거취 주목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 개최…현직 회장 우선 심사 규정 폐지
최정우 회장 '내년 3월 퇴진' 또는 '3연임 도전' 선택 기로…이번주 거취 표명할 듯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포스코그룹이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해 '셀프 연임' 규정을 없애는 이사회를 개최한다. 이번 규정 변경과 맞물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3연임 도전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내년 3월 임기 완료 후 퇴진에 무게가 실리지만 연임 도전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없지 않다.
포스코그룹은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포스코센터에서 그룹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선출 방식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현직 회장 '셀프 연임' 없앤다
포스코그룹은 이날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 선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현직 회장을 우선 심사하는 규정을 삭제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연초부터 회장 선출 방식을 바꾸기 위해 '선진지배구조TF'를 발족해 지배구조개선에 나서 이 같은 내용의 개선안을 만들었다. 이날 이사회는 TF에서 논의된 개선안을 확정짓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직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경우 단독으로 후보자로서 심사를 받는 현행 제도는 그동안 '셀프 연임' 논란을 일으켜 왔다. 포스코는 이날 개선안을 확정해 최 회장의 3연임 도전 여부와 무관하게 여러 경쟁 후보들이 함께 심사를 받도록 하는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CEO후보추천위원회가 평가를 통해 적임자를 선정해 최종 후보자 1명을 정기 주주총회에 CEO 후보로 추천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번 개선안에서 CEO 승계카운슬(협의회) 멤버에서 현직 회장은 제외된다.
현직 회장 우선 심사제를 먼저 없앤 곳은 포스코와 같은 소유분산기업인 KT다. KT도 지난 6월 셀프 연임 규정으로 논란이 된 현직 대표 우선 심사 규정을 없애고 다른 후보자들과 함께 심사받는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최정우 회장 연임 도전 주목
포스코그룹이 회장 선출 방식 개정을 위해 이사회를 개최한 만큼 목전으로 다가온 최 회장의 3연임 도전 여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최 회장은 2018년 7월 취임 후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한 뒤 5년5개월째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두번째 임기는 내년 3월 끝난다.
업계에선 최근까지 최 회장의 명예로운 퇴진을 점치는 분위기였다. 윤석열 정부의 순방 경제인 명단에 매번 누락되며 이른바 '패싱 논란'에 휩싸이는 등 정치적 논란에 휩싸여 온 탓에 무리해서 연임에 도전할 가능이 낮다는 게 업계 분석이었다.
그러나 일부에선 최 회장의 3연임 도전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다. 포스코는 전통적인 철강회사였으나 지난해 3월 지주사 체제를 출범시키며 이차전지소재사업 등 7대 핵심사업 중심으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재편하면서 그룹 가치를 크게 높이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아울러 이번 이사회에서 논란이 된 셀프 연임 규정을 개정할 경우 이전보다 공정한 절차를 거쳐 회장직을 선출하는 만큼 3연임 도전에 나선다 해도 과거에 비해 논란의 소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최 회장이 연임 도전을 공식화하면 역대 회장 중 처음으로 3연임에 도전하는 CEO가 된다. 업계에선 이날 이사회 이후 거취 표명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정우 퇴진하면 차기 회장 후보군은
현재 최 회장을 제외하고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내부 인사는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포스코홀딩스의 정기섭 사장과 유병옥 부사장, 김지용 부사장, 황은연 전 포스코 인재창조원장 등이 있다.
외부 인사로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직전 회장 선발시 후보자 전원이 전·현직 포스코 인사였던 것을 감안하면 외부 인사가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끈다. 2000년 포스코그룹 민영화 이후 외부 인사가 회장을 맡은 적이 없다.
한편 포스코그룹은 CEO 선임 규정을 재정비한 뒤에는 대규모 정기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정우 회장이 임기 만료 후 퇴진할 것으로 보였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어 3연임 도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사회 이후 거취 표명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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