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초과' 28조 수주하고도…HD한국조선해양 "아직 배고프다"

올해 수주 목표 136% 달성…고부가 LNG선만 39척, 카타르도 잡아
'69%' 삼성중공업·'41%' 한화오션도 목표 도전…카타르 프로젝트 막판 조율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선박(HD한국조선해양 제공).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 9월 연간 수주 목표를 조기 달성한 데 이어 추가 수주에 주력하며 조선업계 1위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고수익 선종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으로 향후 수년간 수익성도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009540)의 올해 누적 수주 선박 대수와 금액은 각각 151척, 213억9000만달러(약 27조 9160억원)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연초 제시한 연간 수주 목표 157억4000만달러를 지난 9월에 일찌감치 채우고 이후에도 추가 수주를 이어가며 현재까지 목표치의 135.9%에 해당하는 금액을 수주했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이 가장 많이 수주한 선종은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으로 39척에 달한다. 친환경 규제와 노후 선박 교체 주기가 맞물리는 가운데 LNG 운반선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고선가의 LNG 운반선은 조선사 수익성을 책임지는 핵심 선종으로 꼽힌다. 최근 IMO(국제해사기구) 규제에 따라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최근 HD한국조선해양이 아프리카 선사에서 수주한 17만4000㎥급 LNG 운반선 2척의 1척당 수주 금액은 약 2억6500만달러(약 3491억원)다. 지난 8월 수주한 LNG 운반선과 동일한 역대 최고 선가다.

삼성중공업(010140)과 한화오션(042660)은 연간 수주 목표치 도달을 위해 막판 공세를 펼치고 있다. 카타르 LNG 프로젝트 등 연말까지 남아있는 발주 물량이 있어서다. HD한국조선해양은 국내 조선 3사 중 가장 먼저 카타르에너지와 LNG 운반선 17척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연간 목표 95억달러의 69%인 65억7000달러 규모의 선박을 수주했으며 카타르에너지와 LNG 운반선 계약 체결을 위해 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 대형 수주 계약이 체결되면 삼성중공업도 연간 목표치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오션도 최근 그리스 선사와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VLAC) 4척 건조 계약을 체결하며 연간 목표액(69억8000만달러)의 41%인 누적 수주 금액 28억6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아울러 카타르에너지와 LNG 운반선 건조 계약을 위해 조율하고 있다.

업계는 고수익 선박 위주로 3년치 일감을 쌓아놓은 조선업계가 당분간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는 선수금을 적게 받고 선박 인도 시점에 대부분의 건조 대금을 회수하는 '헤비 테일' 계약 방식을 쓰는데, 최근 고부가가치 선박 물량을 선주사에 인도하기 시작하며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요 조선사의 올해 합산 신규수주는 연간 목표를 상회할 전망"이라면서 "내년에도 LNG선 발주 호조에 기반한 수주잔고 증가가 가능할 것이다. 또 3분기 실적을 통해 대형 조선사의 본격적인 매출 증가세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