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맨 늘리고 법인 설립하고…K건설기계, 북미·유럽 시장 전진

3분기 韓·中 매출 부진에도 북미·EU 매출 증가로 실적 만회
북미·유럽 공략할 딜러망 확대 및 신규공장 설립 속도

디벨론 전기굴착기(DX20ZE)(HD현대인프라코어 제공).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국내 건설기계 업계가 고금리 상황에도 북미·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호실적을 거두며 국내 및 중국 지역 부진을 만회했다. 업계는 선진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영업망을 강화하고 신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 기계 3사(HD현대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두산밥캣)는 올해 3분기 선진 시장(북미·유럽)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먼저 HD현대건설기계(267270)는 3분기 중국·한국 시장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34%, 24% 감소하며 부진했지만, 북미·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달성하며 실적 부진을 상쇄했다. 이 기간 북미와 유럽 시장 매출은 각각 40%, 10% 향상됐다.

HD현대인프라코어(042670)도 크게 상황이 다르지 않다. 같은 기간 한국 등 아시아·중남미·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매출은 17% 감소했지만,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 매출이 12% 증가했다.

이처럼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HD현대의 건설기계 자회사들이 북미·유럽 등으로 시장으로 다변화해 글로벌 매출 비중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시행한 '제로 코로나' 정책 도입 여파에 이어 중국 건설경기 침체로 타격을 입은 건설기계 업계가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결과다.

이 기간 북미 매출 비중이 70%에 달하는 두산밥캣(241560)은 6% 감소한 297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북미 건설경기 호황에 따른 역기저 효과로 풀이된다. 중동 시장의 로더 수요 증가 등으로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매출은 13% 성장했으며, 북미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ALAO(아시아·라틴 아메리카·오세아니아) 지역 매출은 9% 감소했다.

이 같은 선진시장 수요 증가 흐름에 국내 건설기계 3사는 북미·유럽 매출 확대를 위해 현지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 잠재력 높은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건설기계 시장 수익성을 챙기겠다는 구상이다.

건설기계 업계는 잠재력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지난해 건설기계 글로벌 시장 규모는 1296억4200만달러(약 172조원)로 글로벌 조선 시장인 1226억4000만달러보다 컸다. 국내 건설기계 기업들이 경쟁력을 높여 순위권에 드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면 수익성 증대가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이를 위해 HD현대건설기계는 지난 8월 현지 고객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북미 커스터마이징 센터'를 운영하고 현지 대응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 지역에서는 딜러망을 강화해 영업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인원 충원 등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도 지난 9월 독일 만하임에서 자체 브랜드 '디벨론' 판매 확대를 위해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독일 법인 사업장 기공식을 열었다. 해당 법인을 통해 독일과 오스트리아·스위스 3국의 독일어권 국가와 영국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두산밥캣도 최근 늘어나는 북미 건설장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지역으로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지역에 약 4000억원을 투자해 신규 공장을 짓는다. 오는 2026년 초 준공 후 가동을 시작하면 두산밥캣의 북미향 로더 제품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약 20%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기계 업계가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주요 매출처였던 중국 시장의 수요 감소를 선진 시장 매출로 대체하며 부진을 상쇄하고 있다"며 "북미·유럽 등 선진 시장으로 사업 구조를 대편했으며 향후 현지 사업을 강화해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