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LFP 배터리 인기 끌자 새로운 고민…"재활용 쉽지 않아 큰일"
2025년 LFP 양극재 비중 45.5%…성일하이텍, 습식 재활용 26년 상용화
영풍·포스코홀딩스 건식 기술 개발 나서…"재활용 경제성 낮아 부담"
-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저가형 전기차 보급 확산으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사용이 증가하면서 배터리 재활용 업계가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다만 기술 개발이 완료되더라도 현재로서는 LFP 배터리 광물 회수 비용이 인산·철 등 금속 가격보다 높아 수익성 확보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성일하이텍(365340), 영풍(000670), 포스코홀딩스(005490) 등은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LFP배터리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등 삼원계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고 무겁지만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전기차는 배터리가 원가의 30~40%를 차지하기 때문에 최근 완성차 기업의 LFP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LFP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Y를 국내에 출시했으며, 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삼성SDI(006400)·SK온은 LFP 배터리 생산을 준비 중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양극재 시장에서 LFP 양극재 비중은 42.3%,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 비중은 28.8%로 조사됐다. 2025년에는 하이니켈 양극재 비중이 28.4%로 축소되고 LFP 양극재가 45.5%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LFP 폐배터리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배터리 재활용 기업들은 LFP 배터리에서 광물을 추출하는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성일하이텍은 습식 제련을 통한 LFP 재활용 기술을 개발 중이다.
재활용 업체들은 폐배터리를 분쇄해 '블랙파우더'로 불리는 가루로 만들고, 여기에서 핵심 금속을 분리·추출한다. 블랙파우더를 황산에 담가 금속을 추출하는 방식이 습식 제련, 열을 가해 금속을 추출하는 방식이 건식 제련이다.
현재 습식 제련은 LFP 배터리에서 리튬은 회수할 수 있지만 인산·철 등 금속은 회수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성일하이텍은 습식 제련 방식을 채택하면서도 LFP 배터리에서 리튬은 물론 인산·철까지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내년에 파일럿 라인에서 생산성 테스트를 거쳐 오는 2026년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김형덕 성일하이텍 이사는 SNE리서치 주관으로 열린 '배터리 리사이클링 데이 2023'에서 "리튬이나 인산·철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분위기여서 LFP 배터리 재활용 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LFP에서 리튬뿐만 아니라 인산·철을 회수하는 재활용 공정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영풍과 포스코홀딩스는 건식 제련 방식의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개발 중이다.
영풍은 에너지기술평가원의 국가 전략과제 중 'LFP 배터리 건식 용융 재활용' 프로젝트에 참여해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2025년까지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향후 상용화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중국 화유코발트·GS에너지와의 배터리 재활용 합작사인 '포스코HY클린메탈'에서 건식 제련 방식의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다만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이 완료되더라도 사업성 확보가 업계의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LFP 배터리를 재활용해 금속을 추출하는 비용이 더 높기 때문이다. 같은 공정을 거치더라도 LFP 배터리 재활용은 삼원계 배터리보다 수익성이 떨어진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배터리 종류별 킬로와트시(kWh)당 금속 가치는 NCM811(니켈 비중 80%)이 68달러,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가 71달러다. LFP는 kWh당 금속 가치가 45달러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원계 배터리를 재활용할 경우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 값이 나가는 유가 금속을 회수할 수 있지만 LFP는 리튬을 제외한 나머지 금속이 상대적으로 가치가 떨어져 (재활용의) 경제성이 안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LFP 재활용 기술 상용화 시점에서도 리튬이나 인산·철 회수 비용이 금속 시세보다 높다면 보조금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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