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G엔솔, 도요타에 배터리 공급한다…혼다 이어 日 두번째

이르면 연내 배터리공급 협약 체결…지난 8월엔 혼다와 美합작공장 짓기로
美IRA로 현지 배터리 확보 필수…LG엔솔, 2025년 북미서만 255GWh 생산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건주 공장.(LG에너지솔루션 제공)

(서울=뉴스1) 구교운 김민성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이 세계 1위(판매량 기준) 자동차업체인 일본 도요타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한다. 일본 자동차업체로는 혼다에 이어 두번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엔솔은 도요타와 미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배터리를 도요타 미국 공장에 공급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연내 배터리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을 예정이다.

이로써 LG엔솔은 글로벌 톱10 자동차업체 중 9곳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 현재 폭스바겐, 르노닛산, 현대차 기아, 스텔란티스, GM, 포드, BMW, 혼다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거나 공급 계약을 맺은 상태다.

특히 LG엔솔은 일본 자동차업체와 두번째 공급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앞서 지난 8월 혼다와 총 5조1000억원(44억달러)을 투자해 미국 오하이오주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자국 브랜드의 부품과 협력사를 선호하는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LG엔솔과 연이어 손을 잡는 것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LG엔솔의 미국 공장 생산 능력과 앞선 기술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시행되면서 자동차 업체들로선 현지 생산 배터리를 확보하는 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IRA는 중국에서 채굴·가공된 소재와 부품이 일정 비율 이하인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고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한해서만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는 조항을 담고 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21년 64GWh에서 2023년 143GWh, 2025년 453GWh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 평균 성장률만 63%에 달한다.

LG엔솔은 북미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2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GM, 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 미국 미시건주 단독공장 등을 운영하거나 건설·증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5년 이후 북미에서만 255GWh 이상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는 1회 충전시 5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고성능 순수전기차를 300만대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반면 일본 파나소닉의 미국 공장은 테슬라 기가팩토리 공장 내 1곳 뿐이다.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은 북미 지역 배터리 공장 건설을 발표할 예정이었나 미국의 IRA 시행으로 보류했다.

LG엔솔은 세계 최초로 하이니켈 배터리를 양산했고 충전 속도가 대폭 개선된 실리콘 음극재 배터리를 개발했다. 또 파우치형, 원통형 등 다양한 폼팩터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그 결과 LG엔솔은 중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배터리시장(1~7월)에선 점유율 29.5%로 1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혼다에 이어 도요타와 납품 계약을 맺는 건 큰 의미가 있다"며 "북미 시장에서 선제적인 입지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