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사이클 올라탄 K-전선…내년도 수주 릴레이 기대

3Q 수주잔고 LS전선 5.7조·대한전선 2.3조…4Q 초대형 계약 추가
IEA "내년 전력수요 4% ↑, 18년來 최고"…실적 우상향 지속 전망

LS전선이 미국 해상풍력단지에서 해저케이블을 시공하고 있다.(LS전선 제공)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올해 국내 전선업계는 반도체 못지않게 인공지능(AI)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AI 데이터센터 증설로 인한 전력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 신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른 해저케이블 수요까지 맞물리면서 슈퍼 사이클에 올라탔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LS전선의 수주잔고는 5조 7073억 원으로 전년 동기(4조 3677억 원) 대비 약 31% 증가했다.

3분기 실적 발표 이후에도 1조 3473억 원 규모의 수주를 추가로 따내 수주잔고는 훨씬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LS전선은 네덜란드 국영전력회사 테네트(TenneT)와의 9073억 원 규모의 세 번째 초고압직류송전(HVDC)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미국에서 총 4400억 원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급 계약 두 건을 따냈다.

대한전선도 수주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대한전선의 수주잔고는 2조 3258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 6288억 원) 대비 약 43% 급증했다. 올해 대한전선이 미국에서 따낸 수주만 7200억 원이 넘는다.

대한전선(001440) 또한 4분기 대형 계약을 속속 따내 올해 수주잔고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전선이 4분기 중 체결한 공급계약 규모만 1조 2000억 원 이상이다. 지난 10월에는 싱가포르 전력청과 8400억 원 규모의 초고압 전력망 공급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대한전선 연결기준 매출의 약 30%에 해당하는 초대형 계약이다.

대한전선이 초-장조장 지중 케이블을 생산하고 있다.(대한전선 제공) ⓒ News1 한재준 기자

전선 업계가 호황을 맞이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인한 데이터센터 증설과 전기차·히트펌프 등으로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시작한 전기 에너지, 재생에너지의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여기에 미국 등 주요국의 노후 전력망 교체 시기까지 맞물리면서 전선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 7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전력 수요는 올해 전년 대비 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도 이 같은 증가세가 지속될 거라는 게 IEA 분석이다. 코로나19 이후 전력 수요 반등 사례를 제외하면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특히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 비중이 내년에는 35%에 달해 해저케이블 수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IEA는 연초 발간한 보고서에서 AI 데이터센터와 암호화폐 전력 소비량이 2026년 1000테라와트시(TWh)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LS전선은 약 1조 원을 투자해 미국에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전선 업계의 실적은 우상향할 것으로 기대된다. BNK증권은 LS전선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28% 증가한 2980억 원으로 내다봤다. 내년 영업이익은 333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전선의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증권가 컨센서스)는 1210억 원으로 전년(798억 원) 대비 52% 급증할 전망이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