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분기당 6조치 사가…SK하이닉스 터보엔진 'HBM3E'

3Q 엔비디아 추정 고객서 매출 6.1조 발생…전체 매출 35% 수준
HBM3E 공급 본격화로 급성장…4Q HBM3E 12단 공급으로 내년 전망도 '맑음'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열린 TSMC의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OIP) 에코시스템 포럼 2024'에서 SK하이닉스의 HBM3E가 엔비디아의 H200 텐서 코어 GPU와 함께 공동 전시됐다.(SK하이닉스 제공) 2024. 9. 26/뉴스1 ⓒ News1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SK하이닉스(000660)가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공급을 본격화하면서 회사 실적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4분기부터는 HBM3E 12단 공급도 시작돼 SK하이닉스의 수익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SK하이닉스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에 이어 올해 3분기에도 단일 외부고객으로부터 연결 기준 매출액의 10%를 상회하는 매출이 발생했다. 해당 고객으로부터 발생한 매출은 6조 959억 원으로 전체 매출(17조 5731억 원)의 약 35% 수준이다.

SK하이닉스가 구체적인 고객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해당 단일 외부고객은 엔비디아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가속기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에 사실상 HBM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상반기 단일 외부고객으로부터 발생한 매출액은 3조 637억 원이었는데 1개 분기만에 2배 수준인 6조 원대 매출이 발생했다. HBM3E 8단 제품 공급이 증가하면서 매출 규모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부터 엔비디아에 HBM3E 제품 공급을 시작했으며, 3분기에는 공급 물량의 대부분이 5세대 8단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률이 40%인 데다 HBM이 고부가가치 제품인 점을 감안하면 약 7조 원의 영업이익 중 상당 부분이 엔디비아향 제품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 4조 원도 안 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 부문과 달리 SK하이닉스가 역대급 호실적을 거둔 이유다.

이같은 흐름은 4분기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4분기부터 HBM3E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한다. HBM3E 12단 제품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제품군인 '블랙웰'의 최상위 모델 B300 등에 탑재될 예정이다.

블랙웰이 출시되기 시작하면서 내년 상반기 중에는 12단 제품이 8단 물량을 넘어서고, 같은 해 하반기에는 대부분의 HBM 물량이 5세대 12단 제품일 거라는 게 SK하이닉스의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 엔비디아향 제품으로부터 나오는 매출과 영업이익은 더 가파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차차세대 AI 가속기인 '루빈'에 탑재될 6세대 HBM(HBM4) 개발도 앞서나가고 있다. 내년 하반기 HBM4 12단 제품 양산을 시작하고, 2026년에는 16단 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HBM4 16단 제품을 준비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HBM3E 16단 제품 출시도 준비 중이다. 현존 최대 용량인 48기가바이트(GB) 용량을 구현한 해당 제품은 내년 초부터 고객사에 샘플 공급이 시작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HBM3E 16단 제품이 고난도 공정을 요구하는 HBM4 16단 제품 이전에 고객사에 대안이 될 수 있다"며 "SK하이닉스가 해당 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