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시장 회복에도 온기 안도는 삼성…'대형 고객' 언제 오나

파운드리시장 내년 20%대 성장 전망…"삼성 파운드리 3분기도 적자"
1위 TSMC 시장 장악력 더 강해져…'퀄컴의 인수설' 인텔, AWS 고객사 확보로 반등 노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 최시영 사장이 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Samsung Foundry Forum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4.7.9/뉴스1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전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삼성전자(005930) 파운드리 사업에는 아직 온기가 돌고 있지 않다.

파운드리 선두인 대만 TSMC가 빅테크 물량으로 시장 장악력을 강화하고 있고, 추격자인 인텔도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인공지능(AI) 칩을 수주했는데 삼성전자에선 이렇다 할 대형 고객사 확보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2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올해 16%, 내년에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반도체 시황 악화로 파운드리 시장 매출이 전년 대비 14.1% 감소했는데 AI발 호황으로 20%대 성장률을 회복하는 모습이다.

전반적인 IT 소비재 수요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클라우드 AI 인프라의 지속적인 확장이 웨이퍼 소비량 증가를 촉진하면서 파운드리 시장 성장세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렌드포스는 내년부터 플래그십 PC 중앙처리장치(CPU)와 모바일 AP에서 3나노(㎚·10억분의 1m) 공정이 주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3나노를 비롯해 5/4나노, 7/6나노가 전 세계 파운드리 매출의 4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3나노 공정 주문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파운드리 1위인 TSMC와 함께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실적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게이트올어라운드(GAA) 3나노 2세대 양산을 시작한 상태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와 달리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아직 고전 중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하반기가 되면 의미 있는 숫자로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3분기까지는 적자 전망이 우세하다. 신영증권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사업부가 3분기 4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GAA 3나노 2세대로 자체 칩 엑시노스2500를 생산하고 있는데 수율(양품 비율) 등 문제로 그 외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단공정인 2나노에서 일본의 AI 유니콘 프리퍼드네트웍스(PFN), 미국 AI 반도체 기업 암바렐라와 수주 계약을 맺은 것 이외에 대형 계약 체결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반면 TSMC는 주요 빅테크 물량을 앞세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전체 시장에서 TSMC의 점유율이 64%, 내년에는 66%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의 내년 시장 성장률도 사실상 TSMC가 견인하는 것으로, TSMC를 제외한 성장률은 11.7%에 그친다.

TSMC는 해외 공장 가동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미국 애리조나에 건설 중인 공장에서 애플의 모바일용 반도체 생산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주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삼성전자의 미국 테일러 공장 가동 시기가 지연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인텔 또한 파운드리에서 고전하고 있다. 주력 사업인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도 쇠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전날(21일) 월스트리트저널은 퀄컴이 인텔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만큼 인텔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어려움을 겪는 인텔도 최근 AWS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반등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