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급팽창에 '반도체 슈퍼사이클' 탔다…'공급과잉' 걱정도 사라져

SK하이닉스 2Q 5조원대 영업익 '초호황기 수준'…HBM·eSSD 견인
SK·삼성, HBM 캐파 확대…HBM 늘릴수록 일반 D램 물량 축소 및 가격 상승 이어져

에퀴녹스 데이터센터 자료사진(AFP)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인공지능(AI)이 불러온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본격화하고 있다. AI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세가 지속되는 데다 일반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공급과잉 우려를 불식시키는 모습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000660)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5조 468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6년 만에 5조 원대 영업이익으로 반도체 초호황기였던 2018년 2분기(5조 5739억 원)에 견주는 실적이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호황의 본궤도에 오른 건 HBM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AI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 덕분이다.

SK하이닉스가 2분기 HBM으로 벌어들인 돈은 전년 동기 대비 250% 증가했다. 연간 HBM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30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AI 서버에 들어가는 eSSD 수요가 연초 예상보다 늘어나면서 낸드 또한 호실적을 거뒀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조4685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영업손실 2조8821억 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을 뿐만 아니라 반도체 초호황기였던 2018년 2분기(5조5739억 원)에 견주는 실적이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HBM 수요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성장하면서 역대급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도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HBM은 일반 D램 대비 웨이퍼 투입량이 일반 D램보다 60% 많다. HBM 생산량을 늘리면 그만큼 일반 D램 생산 물량은 적어져 수급이 빡빡해질 수밖에 없다.

반도체 기업의 생산능력 확대가 공급과잉으로 이어진 기존과는 달리 HBM 물량 확대가 오히려 일반 D램 가격 상승까지 가져오는 효과를 낼 거란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005930), 마이크론이 올해 말 첨단공정 웨이퍼 투입량의 35%를 HBM에 할당할 것이라며 일반 D램 공급 부족 가능성을 제기했다.

SK하이닉스도 이날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내년에 업계의 투자 증가로 전체 캐파(생산능력)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당 부분이 HBM 생산 확대를 위해 활용되기 때문에 일반 D램의 타이트한 공급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일반 D램 수요 회복이 가속한다면 일반 D램의 수익성이 HBM 수익성에 비해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내년 HBM 출하량을 두 배 늘릴 방침이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2.1.2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2분기 10조 4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삼성전자도 올해 HBM 공급 규모를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리겠다고 예고하며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올라탈 준비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또한 2분기 HBM 등 고성능 D램과 eSSD 판매 확대를 기반으로 호실적을 낸 것으로 분석되는데 하반기 HBM 제품의 엔비디아 납품이 본격화하면 실적 성장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저사양 AI 가속기에 4세대인 HBM3 납품을 시작했다. 8단 및 12단 HBM3E(5세대) 검증도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하반기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엔비디아에 가장 많은 HBM 물량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는 4분기 고객사에 12단 HBM3E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6세대인 HBM4 12단 제품을 출시하고 2026년 양산을 목표로 16단 개발도 진행한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