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예의주시"…대한전선 "피의자 특정 아냐"(종합)

경찰, LS전선 공장도면 유출 수사…가운건축·대한전선 압수수색
LS전선 "위법 확인시 민형사상 조치"…대한전선 "이미 기술력 있다"

강원도 동해시 LS전선 HVDC 전용 공장 전경 (LS전선 제공) ⓒ News1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LS전선(104230)은 14일 자사 해저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 기술이 경쟁사인 대한전선(001440)에 흘러들어간 것으로 의심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수사 상황을 예의 주시할 예정이다. 향후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관련 업체에 대한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S전선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기술 유출이 사실일 경우 회복이 어려운 손해를 입어 피해가 막대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LS전선 해저케이블 생산공장 도면을 유출해 경쟁업체에 넘긴 혐의로 가운종합건축사사무소(가운건축)와 케이블 제조기업 대한전선을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가운건축은 LS전선 해저케이블 공장 건축 설계를 담당해 왔는데 최근 대한전선의 충남 당진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에 참여하면서 기술 유출 의혹이 불거졌다.

경찰은 가운건축과 대한전선 당진 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상태다.

해저케이블은 500m~1㎞ 길이로 생산하는 지중 케이블과 달리 이음새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십~수백㎞의 장조장으로 생산한다. 특수 생산설비가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고 전 세계적으로 소수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그만큼 공장 구조와 설비 배치 등은 기밀로 관리된다.

LS전선은 지난 2007년 세계에서 네 번째로 초고압 해저케이블을 개발, 2009년 국내 첫 생산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 당시 가온건축에 공장 도면 자료를 제공해 해당 업체가 생산 노하우를 알고 있다고 LS전선 측은 설명했다.

LS전선은 "계약 시 비밀유지의무에 관한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했고, 해당 용역 과정에서 발생되는 일체의 자료 전부가 기밀사항임을 강조했다"며 "500킬로볼트(kV)급 HVDC 해저케이블은 국가핵심기술로, 제조 기술 및 설비 관련 사항이 다른 국가로 유출될 경우 국가안보와 국민 경제 발전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대한전선 당진공장 전경.(대한전선 제공)

이에 대해 대한전선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자사 해저케이블 공장 현장사무실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은 피의자인 건축설계업체 관계자의 혐의 입증을 위한 것"이라며 "대한전선 및 대한전선 관계자는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혐의와 관련해 피의자로 특정되거나 관련 통보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가운건축이 당진 공장 설계에 참여한 것과 관련해 "공정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다수의 건축설계업체 중 해당 업체를 선정했다"며 "설계업체는 건축물과 유틸리티 설계 도서 작성 용역을 수행하는 회사로, 케이블 설비 및 제조 기술에 대한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전선은 이미 해저케이블 설비 및 생산 등에 대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