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AI…삼성전자·TSMC·인텔, 파운드리 나노 경쟁 치열
TSMC, 파운드리 전망 하향…파운드리 기업 투자 속도조절
AI칩 2나노 들어오면 시장 커진다…첨단공정 선점에 사활
-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의 나노 경쟁이 치열하다. IT(정보통신) 기기 수요 부진으로 파운드리 성장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공지능(AI) 가속기 시장에서 첨단공정 요구가 증가하면서 2나노미터(㎚·10억분의 1m)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파운드리 시장 전망 하향…속도조절 나선 업계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는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성장률을 기존 20%에서 10%대 중후반으로 내려잡았다.
AI 서버 수요는 증가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수요 회복이 더디고, 바닥을 찍은 PC 수요 회복도 느려 전반적인 파운드리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TSMC는 자동차 부문 수요도 올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TSMC의 1분기 매출에서 고성능컴퓨터(HPC)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분기 대비 3% 늘었지만 스마트폰은 16% 감소했다.
시장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업계의 공격적인 투자가 계속되자 파운드리 기업들은 공급과잉에 대비해 투자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다. 레거시 파운드리인 성숙공정에서 공급 과잉이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TSMC는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를 280억~320억 달러 수준으로 집행하기로 했다. 업황이 안 좋았던 지난해(304억 달러)와 비슷한 수준으로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웬델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몇 년간 고객 수요를 맞추기 위한 대규모 투자로 자본집약도가 높았지만 올해부터 몇년 간간 자본집약도는 30% 중반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005930) 또한 경기도 평택 4공장 파운드리 라인 공사 속도를 늦추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공장 가동 시기는 기존 2025년에서 2026년으로 연기했다.
◇AI 기대감은 커져…2나노 선점 경쟁
파운드리 시장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기업들은 AI 수요를 주목하고 있다. AI 가속기 시장에서 첨단공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가 파운드리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C.C 웨이 TSMC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AI가속기는 대부분 5나노, 4나노 공정을 사용하지만 고객사와 3나노, 3나노로 이어지는 첨단공정 도입을 위해 협력 중"이라고 말했다. 향후 스마트폰은 물론 AI 가속기도 최선단인 2나노 공정으로 들어온다면 수익성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AI 산업이 본격화로 효율성은 더 높고 전력 소비는 낮은 칩이 요구되면서 2나노 공정이 파운드리 기업의 승부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TSMC는 대만 내 2나노 공정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미국에도 세 번째 공장을 지어 2나노 이하 첨단 공정을 도입할 예정이다. TSMC는 내년 하반기부터 2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 2026년 1분기부터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내년 국내 양산을 목표로 2나노 공정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향후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2나노에 적용해 TSMC와 차별화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GAA는 삼성전자가 최초 개발한 기술로 기존 핀펫(FinFET) 기술보다 반도체 전력 소모와 성능을 개선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GAA 3나노 양산을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에도 2나노 라인을 설치할 계획이다.
파운드리 후발주자인 인텔은 업계 최초로 하이(High)-NA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도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하이-NA EUV는 기존 EUV 대비 1.7배 작은 회로를 그릴 수 있고, 반도체 집적도도 2.9배 향상할 수 있어 초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장비로 평가된다.
인텔은 이 장비를 기반으로 올 연말부터 1.8나노 공정 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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