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정리하고 싶은데'…LG디스플레이 中공장 매각 더딘 이유

광저우 LCD 공장 매각설 1년 지속…"CSOT·스카이워스 인수 후보"
LGD "여러 가지 검토"…LCD 중요도 하락에 中 소극적 태도 변수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8.5세대 LCD 패널 공장. (LG디스플레이 제공) ⓒ News1 서송희 기자

(서울=뉴스1) 강태우 기자 =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한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LCD(액정표시장치) 공장 매각이 1년 가까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중국의 주요 가전·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중국 시장 내 LCD의 중요도가 하락하고 있어 발 빠른 처분을 위해선 결국 '가격'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DSCC(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 컨설턴트)는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중국 가전업체 TCL의 디스플레이 자회사 차이나스타(CSOT)가 LG디스플레이(034220) 광저우 LCD 공장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CSOT는 지난 2021년 삼성디스플레이의 중국 쑤저우 8.5세대 LCD 공장을 인수한 업체기도 하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중국 광저우에 8.5세대 LCD와 OLED 패널 생산라인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LCD 가격 하락 등 업황 부진이 지속하면서 LCD 공장 철수 또는 공정 전환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광저우 LCD 매각 계획을 부인해 왔으나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인수 업체들도 모색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달 미국 'CES 2024' 현지에서 광저우 LCD 공장 매각에 대해 "재무 건전성을 좋아지게 해야 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검토를 하고 있다"며 매각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에 마련된 TCL 부스. 2024.1.10 / 뉴스1 ⓒ News1 강태우 기자

일각에선 CSOT보다 중국 패널업체 BOE 또는 TV 제조업체 스카이워스를 유력한 인수 후보로 보고 있다.

특히 스카이워스의 중국 내 LCD TV 시장 점유율이 샤오미, TCL 등에 크게 밀리고 있어 생산라인 확보를 원하고 있고,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지분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중국 치노(CINNO) 리서치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은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개발구, 스카이워스가 각각 7:2:1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BOE나 스카이워스의 관계를 생각하면 누가 인수하든 같은 결과"라며 "스카이워스 TV 패널 대부분을 BOE가 공급하는데, 스카이워스 입장에선 BOE가 인수해 생산능력을 확대하면 패널을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시장에서 LCD의 중요도가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중국 업체들이 LCD 라인 인수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1인가구 증가, 수요 부진 등에 따라 LCD 패널 투자가 예상보다 효율적이지 않을 것이란 분위기가 있다"며 "LCD 비중이 높은 중국 업체들이 LCD를 철수하긴 어렵겠지만 (LCD 패널 추가 투자 대신) OLED로 전환하거나 마이크로LED에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가격을 더 깎고 LCD 공장을 인수하려 하거나, OLED 생산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광저우에 있는 LG디스플레이 OLED 생산라인까지 함께 인수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에 전시된 스카이워스 65형 투명 올레드 TV. 2024.1.10 / 뉴스1 ⓒ News1 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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