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세일즈' 펼친 기업들…엑스포 위해 175개국 고위급 3천명 만났다

민간유치위 출범후 550여일간 1645회 유치활동
삼성·SK·현대차·LG·롯데가 교섭활동의 89.6% 차지

사진은 LG 랩핑 버스가 파리의 주요 명소를 순회하는 모습. (LG전자 제공) 2023.11.26/뉴스1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기업들이 3000여명의 정상급 인사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까지 총력 지원을 펼쳤다.

27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대기업 12개 그룹은 지난해 6월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회 출범 후 18개월 동안 175개국 3000여명의 정상·장관 등 고위급 인사를 만나 유치 지지를 당부했다.

이들을 만나기 위해 개최한 회의만 1645회에 이른다. 특히 삼성과 SK, 현대차, LG, 롯데 등 주요 5대 그룹이 전체 교섭활동의 89.6%를 차지할 정도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전체 교섭활동의 52% 회의에는 주요 기업 총수나 CEO급이 직접 달려가 국가의 마음을 얻기도 했다.

부산 유치전의 가장 큰 특징은 대기업과 비즈니스 관계가 있는 국가를 하나씩 매칭해 밀착 유치전에 나섰다는 것이다. 기업별로 삼성은 네팔·라오스·남아공·레소토 등을, SK는 아프가니스탄·아르메니아·리투아니아·몰타 등을, 현대차는 페루·칠레·바하마·그리스 등을, LG는 케냐·소말리아·르완다 등을 전담 마크했다.

특히 기업들은 교섭 과정에서 제조업과 IT, 친환경 등 세계적 수준의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하며 사업적 지원을 약속했다. 한 나라의 디지털 경제전환 구축을 위해 협력을 다짐하거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협력을 확대하기도 했다.

또 각 나라의 부품 공장 확대운영하거나, 납품기회를 만들었다. 희토류·흑연 등 광물자원 개발을 통해 공급망 구조를 바꿔나가기로 했다.

엑스포 유치를 위한 교섭전략은 솔루션 플랫폼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최태원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웨이브' 플랫폼은 각 나라 맞춤형 당면과제와 이에 대한 협력의지를 담고 있다.

대한상의는 지난 여름부터 온라인에 133개 국가관을 지었다. 국가관은 △신재생에너지 전환 △친환경 정책 전환 △식수 부족 △식량 위기 △산업고도화 등 당면과제를 공부하고, 이에 대한 AI의 솔루션을 올렸다. 당면과제 해결을 위한 한국 국민들의 응원과 기업 솔루션, 자국 국민들의 공감 등을 통해 고위인사들의 많은 관심을 얻었다.

실제 국가를 방문할 때마다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기업인들은 휴대용 TV를 통해 웨이브를 설명했고 정상들은 "우리에 대한 관심이 이 정도?", "솔루션을 많이 모아 달라" 등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들은 엑스포 홍보에도 매진했다. 삼성은 지난 6월에 파리 오페라 극장의 대형 옥외광고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로고를 선보였고, 파리 국제공항에서 14개의 광고판을 통해 부산엑스포를 알리는 마케팅 활동을 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LG는 아트 카, 엑스포 버스를 제작해 프랑스를 비롯해 런던·미국·인도 등 세계 주요 국가의 도시들을 누볐다.

한편 2030년 엑스포 개최지는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173차 총회에서 결정된다. 부산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와 경쟁 중이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