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디스플레이 뜬다"…삼성·LGD가 '차량용 OLED'에 빠진 이유

2030년 차량용 디스플레이 중 OLED 비중 30%↑
저전력·화질 등 OLED 강점 많아…고객사 확보 총력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태우 이동희 기자 =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생활공간으로 진화하면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도 커지고 있다. 차 안에서 콘텐츠를 즐기거나 인테리어를 중시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소프트웨어(OS)가 고도화한 영향이다.

16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가 지난해 86억3319만달러(10조4677억원)에서 2025년 97억달러(11조7612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차량 내 소프트웨어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를 제대로 구현할 디스플레이 역시 중요한 부품"이라며 "앞으로 (주행 중에도 영상 시청이 가능한) '아이즈오프'(Eyes-off) 단계의 자율주행기술이 상용화하면 고성능의 차량 디스플레이는 필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성장에 맞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는 '차량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앞세워 하이엔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옴디아에 따르면 차량용 OLED 시장(매출 기준)은 올해 2억6960만달러(3506억원)에서 2029년에는 13억941만달러(1조7028억원)가 될 전망이다. LCD(액정표시장치)를 포함한 전체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낮지만, 선호도는 OLED가 높다.

안상현 LG디스플레이 오토 영업담당 상무는 지난 13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23 OLED 코리아 콘퍼런스'에서 "전체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7%대에서 2026년 15%대, 2030년에는 30%대까지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에 적용되는 자동차용 신제품 '뉴 디지털 콕핏'을 선보였다.

◇더 가볍고 전력 덜 먹는 OLED…전기차에도 적합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차량용 OLED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전기차·자율주행차의 급부상과도 연관이 있다. 저전력과 고화질, 가벼운 무게, 명암표현 등 OLED의 강점이 내연기관차는 물론 전기차나 자율주행차에서 진가를 발휘한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OLED는 자유자재로 모양을 구현할 수 있는 특징이 있어 디자인 자유도가 크다. 또 완전한 블랙을 표현하기 때문에 낮밤 모두 시인성이 높다. 향후 투명 OLED도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대에 저전력, 경량화가 더욱 중요하다 보니 (완성차 업체들이) OLED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며 "또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고객 주문을 받아 수익을 내는 '수주형 사업'으로 OLED가 LCD보다 비싸 수익성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LCD 기반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중국 비중이 큰 반면 OLED 시장은 삼성과 LG가 양분하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차량용 OLED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LG디스플레이(50.0%) △삼성디스플레이(42.7%) △중국 BOE(7.3%) 순이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등 후발주자를 따돌리기 위해 기술 초격차를 더욱 벌린다는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P-OLED로 구성된 디지털 콕핏의 모습. (LG디스플레이 제공)

◇수주형 사업 '차량용 OLED'…기술 키우고 고객 모시기 LG디스플레이는 탠덤, P(플라스틱)-OLED, LTPS(저온다결정실리콘) LCD 같은 다양한 차량용 디스플레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올해는 기존 대비 휘도와 수명을 높인 2세대 탠덤 OLED 양산에 돌입했다. 향후 30인치에서 50인치대까지 크기를 확대하고 벤더블, 슬라이더블, 롤러블, 투명 OLED 등 혁신적인 폼팩터 기술도 개발해 나갈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디지털화된 자동차 조종석인 '뉴 디지털 콕핏'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34형과 15.6형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디지털 콕핏용 디스플레이로 좌우가 700R(반지름이 700㎜인 원이 휘어진 정도)로 구부러지는 벤더블 기술을 도입했다.

양사는 고객사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7년 아우디 뒷좌석에 OLED 패널을 공급했다. 최근에는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와 협약을 맺고 OLED 패널을 공급하기로 했다. 또 내년부터 BMW 최고급 세단에 공급할 OLED 패널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20년 캐딜락에 '에스컬레이드' 모델에 이어 작년부터 벤츠에 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이밖에도 독일,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과 1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슈퍼카 브랜드 포르쉐와도 협력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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