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클러스터' 지역 반발에도 다시 용인…"정치 아닌 경제 논리"
경기도가 한국 반도체 수출의 75% 담당…"시너지 효과 커"
지역 분산 시 효율성 떨어져…투자 비용만 증가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정부가 수도권인 경기도 용인에 세계 최대 규모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한 것에 대해 '지역 홀대'라는 지적이 있지만, 산업 경쟁력을 고려하면 최적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패권전쟁 상황에서 빠르게 한국의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는 경기도는 한국 반도체 수출의 75%를 담당한다.
정부는 15일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개최하고 국가첨단산업·국가첨단산업벨트 육성전략을 발표했다.
경기도 용인에 단일 단지 기준 세계 최대 규모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710만㎡(215만평) 규모로, 2042년까지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개를 구축하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 팹리스 등 최대 150개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일부에서는 수도권이 또 다시 반도체 클러스터가 만들어지면서 지역에서는 지역 홀대라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정치 논리가 아닌 경제 논리'를 고려하면 경기도가 최적지라는 평이다.
반도체 산업은 단순히 공장만 덩그러니 있는 개념이 아니며 장비, 소재 등 여러 협력사가 함께 해야 하는 산업 구조다. 홀로 떨어져서는 생존이 어렵다.
또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축이 해외 기업 투자 유치 및 국내 기업 리쇼어링을 통한 공급망 안정화·내재화에도 유리하다.
이번 클러스터 입지 선정도 입주 기업들의 협력 시너지, 우수 인재의 효과적인 유치, 효율적인 물류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경기도는 전 세계 메모리의 28%를 생산하고, 한국 전체 반도체의 75%를 생산하는 세계적 반도체 생산 기지다. 경기도 내에 반도체 기업 수 785개(전체의 71%), 종사자 7만6000명(64%), R&D 연구조직 1만7842개 등이 모여 있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데 최적의 장소다.
특히 경기도는 40년 동안 반도체 노하우·인프라가 축적돼 있다. 경기 남부는 1983년 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곳으로, 현재 메모리와 파운드리·패키지 그리고 팹리스 업체들까지 모여 있다.
메모리만 하더라도 삼성은 평택과 화성에, SK하이닉스(000660)는 이천과 충북 청주에 자리잡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완공되면 차세대 메모리 거점이 추가되면서 메모리 초격차를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부장 특화단지도 이곳에 함께 조성된다.
파운드리는 삼성 파운드리가 있는 평택-화성을 중심으로 결집돼 있다. 다양한 응용처들이 생기고 있는 8인치 파운드리는 음성과 부천(DB하이텍), 청주(SK하이닉스) 그리고 기흥(삼성전자)이 생산 기지다.
이외에 패키지 거점은 제조시설을 오가기 편한 천안-온양에 형성돼 있고, 팹리스 업체는 성남시 판교를 중심으로 거점이 형성 중이다.
글로벌 패권 전쟁 심화 속 한국의 주도권 유지를 위해서는 경기도를 차세대 혁신 진원지로 활용해야한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은 전후방 산업간 생태계 활성화 및 시너지 극대화에 유리하다"며 "집중 생산 거점을 분산할 경우 기업과 정부는 인프라 구축을 위해 비효율적인 중복 투자가 불가피하고 물류비 상승, 투자비 증가 등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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