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열풍에 반도체 불티, 더 놀라운 이유…"15년마다 이 무슨"
PC→휴대폰→스마트폰 이어 챗GPT 등장…반도체호황 15년주기설 관심
고성능 메모리반도체 및 HBM 주문 늘어…삼성전자·SK하이닉스 '기회'
- 김민성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인공지능(AI) 기반의 '챗GPT'이 얼어붙은 반도체 시장의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AI 기술이 진화하기 위해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데이터를 생성·저장·처리하는 고성능 메모리반도체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반도체 산업의 기폭제가 됐던 PC(1977년), 휴대폰(1992년), 스마트폰(2007년)처럼 AI도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을 이끌며 새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444억 달러로 전년보다 약 28% 늘어났다. 2020년엔 220억달러 규모에 불과했지만 2026년엔 861억 달러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규모가 6년 만에 4배 가까이 성장하는 것이다.
AI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는 알고리즘은 데이터를 한 번에 대량으로 처리하는 방식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고사양 D램이 필요하다. 속도는 물론 다량의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한 데이터센터가 필요하고 이를 소화할 낸드플래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도 AI 성장을 기반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박 부회장은 "챗GPT를 비롯한 AI 챗봇 서비스가 향후 반도체 수요의 새로운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기반의 '챗GPT' 열풍이 이어지자 '반도체 호황 15년 주기설'도 힘을 받고 있다. 반도체 산업에서 처음으로 기폭제 역할을 한 건 1977년 PC의 등장이었다. 인터넷 연결 서비스부터 시작해 모든 신호 처리가 디지털화되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다. 1992년엔 휴대폰, 2007년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는 등 약 15년의 시차로 반도체산업이 일종의 '퀀텀점프'를 한 것이다.
GPU와 짝을 이뤄 서버 성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문량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HBM은 생산 공정이 복잡해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업계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이 생산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데이터 저장뿐만 아니라 연산까지 가능한 'HBM-PIM'(지능형 메모리) D램을 개발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GPU 업체인 AMD가 개발한 AI 가속기에 HBM-PIM을 납품했다. 업계 관계자는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활용도가 낮았지만 이제 빛을 보는 것"이라며 "AI는 PC, 스마트폰에 버금가는 반도체 산업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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