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디스플레이 신시장은 '이곳'…진영 갖추는 삼성·LG

삼성D, 2024년 양산 목표로 마이크로OLED 생산라인 구축…LGD도 "공급 준비 중"
CES 주요 키워드 된 메타버스…8년 후엔 스마트폰 시장만큼 큰다

시민들이 VR(가상현실)과 XR(확장현실) 기기를 이용해 고전극 크리스마스 캐롤을 관람하고 있다. 2022.10.25/뉴스1

(서울=뉴스1) 노우리 기자 = 국내 디스플레이업계가 확장현실(XR) 기기 시장을 내년 신시장으로 판단하고 기술 개발과 생산 투자에 속도를 낸다. 경기침체로 인한 가전·IT 제품 수요 둔화, 중국 경쟁사의 발 빠른 추격이 겹친 상황이지만 메타버스 산업용 디스플레이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본다.

확장현실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을 아울러 이르는 개념이다. 입체영상 구현과 몰입감 향상을 위해선 기기 내 마이크로 OLED·LED 등의 첨단 디스플레이 탑재가 필수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LG 등 국내 주요 디스플레이업체들은 AR·VR를 비롯한 메타버스 기기용 마이크로 OLED의 단순 기술 개발을 넘어 구체적인 양산 시점을 정하고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 탕정에서 마이크로 OLED 파일럿 라인 구축에 나섰다. 앞서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사장)는 지난 8월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술대회(IMID) 2022' 개막식 기조연설자로 나서 "마이크로 OLED·LED 일부 제품을 2024년 양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로부터 4개월만에 본격적인 생산시설 구축에 나선 것이다.

'마이크로 OLED'란 유리·플라스틱 기판을 활용하는 OLED보다 작고 정교한 실리콘 웨이퍼에 OLED를 증착하는 기술이다. 실리콘 웨이퍼를 사용한다는 특성 때문에 ‘올레도스(OLEDoS· OLED on Sillcon)’로도 불린다. 자발광 특성 때문에 백라이트 등 추가 부품이 필요 없어 AR·VR 기기를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LG디스플레이도 상반기에 인치당 3500 픽셀 해상도(PPI)를 구현하는 0.42인치 올레도스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고해상도를 작은 화면에서 구현하기 위해 300~400PPI인 기존 OLED보다 PPI를 10배 수준까지 높였다. 양준영 LG디스플레이 상무는 지난달 "세트업체들의 AR·VR 제품 양산 시점에 따라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해진 건 그만큼 XR기기와 관련한 시장 개화 시점이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선정한 이번 CES 전시의 주요 기술 카테고리 5가지에 메타버스가 처음으로 선정되며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현하는 기기와 부품에 대한 관심도가 전 세계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내년 초 ‘CES 2023’에서 빅테크 업체들을 중심으로 신규 VR·AR 신제품이 대거 공개된다. CES 공개 직후 2월 정식 출시되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VR2'가 대표적이다. 곧이어 디스플레이 시장의 압도적 ‘큰손’인 애플이 첫 혼합현실(MR) 헤드셋을 내놓으며 시장을 달군다.

애플의 첫 MR기기의 패널 공급자로는 2016년 가장 먼저 올레도스 제품을 개발한 소니가 유력하다. 다만 수율이나 기술 격차가 크지 않아 업계에선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애플 차세대 MR제품부터 공급망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CES 2023에서 다양한 VR·AR 디바이스가 공개되며 이를 기점으로 VR·AR 디바이스 관련 시장의 관심이 재부상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XR기기 출하량은 지난해 1000만대 수준에서 2030년에는 10억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현재 스마트폰 시장(12억대)에 버금가는 규모다.

we122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