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도 ‘이사회 평가 지표’ 도입한다…"지배구조 투명성 제고"

최근 이사회서 BSM 도입 결정…내년 BSM 공개 예정
올초 SK㈜ 도입후 계열사 확산…삼성·LG 등도 속속 도입

SK하이닉스 로고

(서울=뉴스1) 노우리 기자 = SK하이닉스가 이사회 역량 측정지표 'BSM(Board Skill Matrix)'을 도입하기로 했다. BSM은 이사회의 구성, 능력, 자질, 다양성 등을 도표로 표현해 다각도로 평가할수록 있게 한 역량 현황표다.

이사회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중 ‘G’(거버넌스) 부문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BSM 도입을 결정했다. 내년 발간하는 2022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부터 이 제도를 적용한다.

SK그룹 지주사인 SK㈜가 올해초 국내 주요 기업 중 처음으로 BSM을 도입하고 평가 결과를 공개한 이후 약 7개월만에 주요 계열사로 제도가 확산한 것이다. 계열사 중에선 4분기를 목표로 BSM 도입을 추진 중인 SK네트웍스 이후 두 번째다.

BSM은 이사회 구성 적절성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매트릭스’ 형태의 도표다. 회사가 BSM을 공개하면 주주와 투자자는 이사회 구성이나 역량이 적절한지, 이사 후보가 자리에 적합한지 확인하고 감시할 뿐만 아니라, 부족한 부분에 대해선 보완을 요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

SK가 공개한 BSM. (SK 제공)

SK하이닉스는 ESG 경영 강화 기조를 내세운 이래 이사회 중심 지배구조를 강화해왔다. 지난해 3월에는 사외이사를 신규 혹은 재선임할 시 추천위원회를 100% 사외이사로 꾸리도록 하는 구조를 확립했고, 6월에는 매년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성과를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보수를 책정할 수 있는 권한을 제조업체 중에선 최초로 이사회에 부여했다.

회사 관계자는 “BSM을 통해 이사회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거버넌스의 투명성 및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재계 주요 기업도 BSM을 속속 도입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사외이사 후보의 역량과 적격성 평가를 위해 BSM을 도입해 시행 중이다. 다만 그 결과를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는다. LG그룹 핵심 계열사인 LG전자도 올해 7월 발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BSM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미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는 다수의 상장기업이 BSM을 도입한 상황이라 국내 기업들의 BSM 도입 속도도 점차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어니스트앤영(Ernst&Young)에 따르면 2018년 기준 S&P 500기업 중 46%에 달하는 기업이 BSM을 정기주주총회 서류를 통해 이해관계자들에게 공개했다.

임자영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현재 우리나라 기업은 약력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이사 및 이사 후보에 대한 정보를 공시하기 때문에 주주는 현재 이사회 구성이 적절한지, 혹은 특정 이사 후보가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적합한 인물인지를 쉽게 파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BSM을 이용한 공시가 도입된다면 이사회에 대한 투자자와 주주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이사회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we122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