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사업 10년' LG전자, 車반도체 내재화 전방위 공략…왜?
생산기술원·BS사업본부 등에서 전력반도체 관련 경력 채용
전기차 탑재 반도체 10배 늘어…반도체 역량이 곧 경쟁력
- 노우리 기자
(서울=뉴스1) 노우리 기자 = 자동차 전장사업 10년차를 맞은 LG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기술 역량을 내재화하는 움직임을 한층 강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는 반도체가 최소 2000개 가량 들어간다. 이는 내연기관 차량에 탑재되는 반도체의 10배 수준이다. 결국 반도체 기술 역량이 첨단 전장사업 경쟁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인으로 등장한 것이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전장사업 흑자 전환 시점이 1년 넘게 지연됐던 '뼈아픈 경험'도 내재화 방침을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차량용 반도체의 원활한 수급이 전장사업 흑자기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주요 조건인 셈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복수 사업부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직무 능력을 갖춘 경력 인재를 뽑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대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 전력반도체 관련 직무에 채용 공고가 집중됐다.
LG전자의 연구·개발(R&D)을 전담하는 생산기술원은 차량용 파워모듈 개발 인력에 대한 채용 공고를 냈다. 파워모듈은 전력반도체를 넣은 전기차 핵심 부품 중 하나로 배터리에 저장된 직류전원(DC)을 교류전원(AC)으로 변환해 구동모터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전기차 충전 사업에 나선 BS사업본부에서도 회로설계·개발 직무 경력자를 채용 중이다. 해당 공고에선 △전력반도체 애플리케이션 및 소자 개발 △전력반도체 제어 설계 등을 관련 직무 경험으로 내걸고 채용 우대사항 중 하나로 전력반도체 전공자를 적시했다. LG전자는 GS에너지, GS네오텍과 공동으로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 애플망고의 지분 100%를 인수한 바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2분기 CTO(최고기술책임자) 부문 내 SIC센터에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를 개발하는 넥스트 SoC'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올해 들어 R&D, 사업부서를 통틀어 광범위한 영역에서 반도체 관련 인원을 충원하는 양상이다.
LG전자는 지난해말부터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자체 개발을 타진하며 관련 사업 진출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독일 시험·인증 전문기관 'TUV 라인란드'(TUV Rheinland)로부터 차량용 반도체 개발 프로세스에 대한 인증을 받으면서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 추진 방침을 대외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업계에선 LG전자의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 시도에 대해 전장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따른 현상으로 분석한다. 기존 VS사업본부와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ZKW라는 전장 삼각편대에 올해 전기차 충전 사업이 더해지며 자체 차량 반도체 개발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더욱 커졌다.
김경민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전자제품이나 완성차에서 중요한 부품 중 하나인 MCU를 내재화하려는 움직임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감지되는 곳은 LG전자 진영”이라며 “향후에 차량용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면 MCU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분야 성장률은 지난해 24.6%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7.8%, 2023년 11.3%, 2024년 13.4%, 2025년 12.9%로 5년 연속 두 자릿수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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