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LG전자, 가상자산 지갑 앱 출시 '초읽기'…블록체인 신사업 윤곽
가상자산 지갑 앱 '월랩토' 베타테스트 진행…상표권도 출원
플랫폼 비즈니스 구축과 연관…가전·전장사업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
- 노우리 기자
(서울=뉴스1) 노우리 기자 = LG전자가 가상자산 지갑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으며 블록체인·NFT(대체불가능토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한다.
하드웨어 중심의 기존 사업을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쪽으로 전환하려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의 일환이다. 가전과 전장 등 기존 주력 사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시너지(동반상승) 효과 창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월랩토'(Wallypto)라는 이름의 가상자산 지갑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고 이달 들어 개발자 대상 베타테스트를 시행 중이다.
시스템 오류를 잡아내는 최종 검증 과정을 거친 후 이르면 3분기, 늦어도 연내 출시가 유력하다. 이달 중순 국내·외 특허청에 앱 이름과 로고를 순차적으로 상표 출원하면서 정식 출시를 위한 제반 작업도 진행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월랩토는 블록체인 플랫폼 '헤데라 해시그래프(Hedera Hashgraph)'를 기반으로 헤데라 HTS 계열 토큰을 지원한다. 보유 중인 NFT 등록, 상세 정보 확인도 가능하다. 앱이 공식 출시되면 지원하는 네트워크와 코인·토큰 종류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스마트폰·태양광 등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과감히 정리한 반면 블록체인 등을 신사업 후보로 꼽았다.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판매'를 정관에 추가하며 사업 본격화 의지를 드러냈다.
업계에선 LG전자의 블록체인 신사업이 가전과 전장 등 기존 핵심 사업들과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한다.
우선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독자적인 플랫폼 구축 가능성이 제기된다. LG전자는 올해 들어 웹OS 공급처를 세계 200여개 TV 제조업체로 확대하는 등 플랫폼·소프트웨어 기반의 신사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가전사업에선 LG전자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LG 씽큐'를 가상자산 지갑 앱과 연동시킬 수 있고, 전장사업에선 최근 떠오르고 있는 '카페이'(차량 내 간편 결제) 서비스와 가상자산 지갑이 밀접히 연관된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안대학원 교수는 "전자업체 입장에선 페이먼트(결제) 시스템에 관심을 뒀을 것"이라며 "TV 등 자사 제품과 연동할 수 있는 (가상자산) 지갑을 만들면, 사용 현황이나 결제 정보 등을 모니터링 할 수 있기 때문에 양질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나 서비스 개발의 유용한 토대가 된다.
TV를 비롯한 가전제품의 주요 콘텐츠로 NFT가 활용될 수도 있다. LG전자는 올해초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2'에서 TV에 NFT 플랫폼을 탑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거래내역과 콘텐츠 관리를 위해선 가상자산 지갑이 필수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블록체인은 지속적으로 추진 중인 신사업 중 하나"라며 "앱의 구체적인 활용 방안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새롭게 열리고 있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준비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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