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가 ESG 등급]'매우 취약' 교촌·해태 ·지배구조가 끌어내린 동원·농심·남양
KCGS ESG 평가…해태제과·교촌에프앤비 'D'·샘표·동서 'C'
농심·동원F&B·남양유업 등 환경·사회 부문에선 양호했지만 지배구조서 C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국내 식품업체들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ESG 경영을 내세우고 있지만, 아쉬운 성과를 보이는 기업들도 상당수다. 일부는 '매우 취약' 수준의 등급을 받았고, 환경·사회 분야 등에서 성과가 좋았던 업체들도 지배구조 등에서는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국ESG기준원(KCGS)는 '2024년 한국ESG기준원 우수기업 시상식'을 개최했다.
KCGS는 매년 기업들의 ESG경영 성과를 평가하는 기관으로, ESG업무를 실시하는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 여겨진다. 2003년부터 지배구조 평가를 시작했고, 2011년부터는 ESG통합 평가를 실시했다. 1000여곳의 주요 상장회사들의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평가한다.
KCGS는 ESG경영 성과를 환경 경영(E), 사회적 책임(S), 투명한 지배구조(G)로 나눠 평가하고 이를 종합한 등급 평가를 내놓는다.
다만 일부 국내 식품기업들의 평가는 아쉬움이 컸다.
해태제과식품(101530), 교촌에프앤비(339770), 마니커(027740) 등 3개 사는 7단계 평가 체계에서 최하위인 'D등급(매우 취약)'을 받았다. 해태제과는 환경(D)과 지배구조(D) 부문에서 특히 낮은 평가를 받았으며, 사회 부문에서도 C등급에 그쳤다. 교촌에프앤비와 마니커는 환경과 사회 부문에서 모두 D등급을 기록했다.
동서식품의 지주사인 동서(026960), 샘표식품(248170)과 샘표(007540)는 종합등급을 C등급으로 '취약' 수준에 머물렀다. 동서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모든 분야에서 C등급을 받았고, 샘표는 사회 분야에서는 B+를 받았으나 나머지는 C등급을 챙겼다.
ESG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한 업계 관계자는 "KCGS 평가가 한두해 진행된 것도 아니고, 오너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가 아니면 조금만 준비해도 B는 받을 수 있는 평가"라며 "C나 D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환경과 사회 부문에서 양호한 등급을 보였지만 지배구조 부분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보이면서 종합 등급이 내려간 업체도 상당수였다. 남양유업은 환경과 사회 부문에서 각각 한단계씩 상승한 A, A+를 받았으나, 지배구조 문제에서 C등급을 기록해 전체 등급이 B로 내려왔다.
이외에도 농심(004370)은 사회에서 B+, 지배구조에서 C를 받아 종합 B, 동원F&B(049770)와 사업형 지주사인 동원산업(006040)은 환경·사회서 A등급을 받았어도 지배구조에서 C를 받아 종합 B등급을 받았다.
대상(001680)은 종합 등급은 A를 받았지만, 지주사인 대상홀딩스(084690)가 지배구조에서 C를 받아 종합 B등급으로 평가됐다. 하이트진로(000080)와 하이트진로홀딩스(000140)도 지배구조에서 B를 받은 탓에 환경·사회서 A를 받았어도 종합 B+로 아쉬움을 삼켰다.
ESG업계 관계자는 "오너 기업이 많은 식품업계에서는 지배구조 개선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단기적으로 환경·사회 분야는 개선했어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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