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네에서 이가네로"…오너 리스크 여파에 점주 이탈 현실화

김용만 회장 성폭행 시도 논란 여파컸나…일부 점포서 간판 교체 움직임도
프랜차이즈 업계 오너 리스크 부각…"본사 윤리적 책임 강화해야"

서울시내 김가네 매장에서 간판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최근 김가네 프랜차이즈의 창업주 김용만 회장이 '성폭행 시도 논란'에 휘말리며 프랜차이즈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일부 점주들은 가맹 계약을 해지하거나 간판을 교체하는 등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시내 한 김가네 매장은 최근 간판을 '이가네'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매장 직원 A 씨는 "(성폭행 시도 논란 등) 최근 이슈도 있지만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앞서 김 회장은 여성 직원을 상대로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김 회장은 지난해 9월 회식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술을 강요하고 한 직원이 정신을 잃자 근처 숙박업소로 데려가 성폭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김 회장의 배우자인 박은희 씨가 직접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알려졌다.

사건 이후 김가네는 김 회장을 해임하고 그의 아들 김정현 씨를 대표로 임명했으나 김 회장은 지분 99%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서 다시 대표직에 복귀했다. 이후 박 씨는 사내이사직에서 퇴출됐다. 아들 김정현 전 대표도 해임된 상태다. 현재는 김 회장의 직무를 정지시키기 위한 가처분 신청이 제기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김가네의 논란이 일시적으로 잠잠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점주들이 가맹 계약을 해지한 데에는 성폭행 시도로 인한 사회적 이슈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 의존도가 높은 프랜차이즈 업계의 경우 오너 리스크로 인한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점주 이탈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프랜차이즈 오너의 비윤리적 행위나 사회적 논란이 점주와 소비자 이탈은 물론 가맹점 매출 하락 등 실질적인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미스터피자의 정우현 전 회장이 있다. 정 전 회장은 2016년 경비원 폭행 사건과 2017년 '치즈 통행세' 논란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이로 인해 소비자 불매운동이 확산됐으며 가맹점 매출이 급감했다.

2017년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전 회장이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도 있다. 해당 사건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됐고 일부 가맹점 매출이 최대 40%까지 감소하며 점주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본부의 위법 행위로 가맹점주가 피해를 입을 경우 배상 책임을 '호식이방지법'이 생겨났다.

'가수 승리 라멘집'으로 이름을 알린 아오리라멘 역시 2019년 '버닝썬 게이트'에 연루되며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했다. 소비자 불매운동으로 가맹점 매출이 큰 타격을 입었고 일부 점주들은 본사와 전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결국 오너 리스크로 피해를 입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일부 점주들은 본사에 대한 불신과 매출 감소로 인해 가맹 계약을 해지하거나 독립 브랜드로 전환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외식업 프랜차이즈는 소비자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구조로 오너 리스크가 발생하면 브랜드 가치와 점주와의 신뢰가 모두 손상되기 쉽다"며 "프랜차이즈 업계는 오너 리스크 방지를 위한 윤리적 책임 강화와 리스크 관리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