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결] 내수경기 덮친 고환율·소비침체…내년 전망도 '암운'
달러·원 환율 1435.2원 여전히 강세…"원재료 매입 원가 부담 커"
소상공인 약 90% "매출 감소"…"내년도 고물가·소비 침체 악순환"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불안한 정국을 바라보는 유통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다만 탄핵으로 발생한 내수 침체는 단기에 해결되긴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계엄 사태 이후 발생한 고환율·소비 침체 문제는 일소에 해소되지 않고 있고, 내년 대선 과정을 지켜봐야 하는 탓에 주요한 마케팅 전략도 일단은 '일시 정지'인 상태다.
지난 14일 여야는 국회 본회의를 열어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재적의원 300명 전원이 표결에 참석한 가운데 의원 204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반대는 85명, 기권은 3표, 무효는 8표였다.
탄핵은 국회를 넘어 헌법재판소로 향하게 됐지만, 윤 대통령의 계엄으로 치솟았던 환율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비상계엄 선포 당시에는 달러·원 환율이 1446원까지 치솟기도 했고, 이후 연일 1420원대를 횡보했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탄핵 당시인 14일 오전에도 주간 거래 종가(1433.00원, 오전 9시~오후 3시 30분) 대비 2.20원 오른 1435.2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장 주간 거래 종가(1431.90원)와 비교하면 3.30원이나 올랐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고환율 기조가 지속될 경우 식품기업의 원재료 매입 원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버티던 기업들도 결국에는 줄줄이 가격 인상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올해 하반기 국내 식품업계는 원재료 가격 부담으로 초콜릿·커피 등의 제품 가격이 올랐다.
면세업계도 시름이 깊다. 계엄령 사태 이후 외국인 여행객 감소 현상을 겪었는데, 환율이 오르면서 상품의 원가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이 악화했다.
침체한 소비 시장 역시 문제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12일 긴급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전국 소상공인 88.4%가 계엄 사태 이후 매출 감소를 겪었다.
탄핵 가결이 되긴 했지만, 대목인 연말 시즌은 짧기만 하다. 한 주류 업계 관계자는 "탄핵안이 국회를 넘었다고 해서 즉각 예전의 형태로 돌아가진 않을 것 같다. 먹고 마시는, 즐기는 분위기는 아니지 않았나"고 우려했다.
업계들의 내년 마케팅 전략도 '시계제로' 상태다. 탄핵이 되긴 했지만, 향후 정부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1년 결산을 마감했고, 내년부터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데, 지금은 모든 것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각종 프로모션, 행사 등을 자제하면 소비 침체는 더 악순환에 처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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