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결] 유통가 "연말 마케팅 예정대로…내년 계획은 재검토"
탄핵 정국 얼어붙은 소비심리 우려 속 회복세 기대
"연말 특수 너무 짧아"…내년 사업 계획 수립 난항
- 이형진 기자
"국민 여러분의 연말이 조금 더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취소했던 송년회, 하십시오"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직후 "자영업, 소상공인, 골목 경제가 너무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연말 대목을 앞두고 소비심리가 얼어붙을까 걱정하던 유통·식음료 업계는 작게나마 안도의 한숨을 쉬는 모습이다.
지난 14일 여야는 국회 본회의를 열어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재적의원 300명 전원이 표결에 참석한 가운데 의원 204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반대는 85명, 기권은 3표, 무효는 8표였다.
지난 3일 오후 11시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유통·식음료 업계는 얼어붙을 소비 심리를 크게 우려하던 상황이었다. 비상계엄이 빠르게 해제되긴 했지만, 곧바로 탄핵정국으로 넘어가면서 정치권 혼란은 지속됐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정국과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소비자심리지수(CSI)가 크게 하락한 바 있다.
치솟은 환율로 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 인상을 걱정했고,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매출이 평소보다 40% 줄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롯데지주(004990) 측 관계자는 "소비가 일부 회복이 될 것 같다"면서도 "(계엄 사태 직후) 처음에는 좀 그랬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안정적으로 변한 상황이다. 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J(001040) 측에서는 "소비 심리나 물류 등 유관한 부분은 소비 트렌드 등을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환율 변동성으로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이 부분도 유심히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연말 송년회로 큰 타격이 예상됐던 주류 업계에서는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결이 되면 정국이 순서대로 가기 때문에 조금 나아질 수는 있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아주 큰 폭의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또 다른 주류 업계 관계자는 "탄핵안이 국회를 넘었다고 해서 즉각 예전의 형태로 돌아가진 않을 것 같다. 먹고 마시는, 즐기는 분위기는 아니지 않았나"라며 "안 좋았던 경기는 조금은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데, 연말이 너무 짧다"고 우려했다.
11~12월은 기업들이 올 한해 사업들을 결산하고, 큰 틀의 내년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시기다. 이런 시기 한 중간에 탄핵 정국이 벌어지면서 기업들은 골머리를 앓는 모습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12월이면 대부분의 회사가 마감했을 거고 내년부터 드라이브를 얼어야 하는데 지금은 모든 것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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