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면' 수출 후발주자 오뚜기…호주에선 어깨 좀 펼까

오뚜기, 아마존 호주서 라면 베스트셀러 톱10 중 3개 차지
성장 가능성 크고 한국 라면 선호…"비건·건면 등으로 시장 확대"

아마존 호주, 라면 베스트셀러 화면 갈무리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K-라면 수출의 후발주자로 평가되는 오뚜기(007310)가 호주 시장에서는 기를 펴는 모습이다. 주류 시장으로 평가되진 않지만 호주 시장이 서구권 문화를 기반으로 한 탓에 글로벌 확장의 전단계 역할 할 수 있다는 평가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호주 인스턴트면 시장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오뚜기 제품이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아마존 호주' 내 '누들' 베스트셀러(10일 기준)를 살펴보면, 1위 자리는 네슬레의 '마기'가 차지하고 있지만, 오뚜기의 '치즈라면'이 2위를 차지하면서 유의미한 판매고를 보였다.

이외에도 △오뚜기 열라면(4위) △진라면 순한맛(8위) △진라면 순한맛 컵라면(10위) △김치라면(11위) 등 톱10 안팎에 오뚜기 라면이 대거 포진했다. 일찌감치 해외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삼양식품(003230)의 '핵불닭볶음면 2x' 제품이 12위로 오뚜기 라면 제품의 뒤를 이었다.

오뚜기는 호주의 인접국인 뉴질랜드에 사골 공장을 운영 중이다. 오뚜기 측 관계자에 따르면 뉴질랜드 공장 덕분에 소비자 인지도가 올라 유의미한 온라인 매출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오뚜기는 호주 현지에 별도 법인이나 공장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호주 시장은 K-라면 업체들의 최우선국인 미국·중국과 비교하면 시장 규모가 크진 않다. 그러나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고, 한국 라면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 공략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KATI가 인용한 유로모니터 자료에서는 호주의 쌀 파스타, 국수(인스턴트면 포함) 소비 판매량이 올해 17억 1만 호주 달러(약 1조 556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5억 5700만 호주달러 대비 10%가량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호주에서도 저렴한 식사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졌고, 호주 가정에서도 생활비 압박 등으로 인스턴트 라면이나 시리얼로 식사를 하는 경우가 늘어난 탓이다.

우리나라 라면 업체들의 대호주 인스턴트면 수출은 이탈리아, 태국, 중국 이어 4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대호주 수출액은 4195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4%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K-컬처의 영향이 커지면서 대형 오프라인 채널에도 적극적으로 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한국산 라면이 건강한 라면이라는 인식이 커 비건 라면·건면 등의 신제품을 내세우면 시장 점유율 확대도 가능하다,

오뚜기 측 관계자는 "유럽보다는 호주라는 국가 자체가 인종이 다양해 한국 라면 판매가 좀 더 용이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현지는 온라인 채널보다 현지 마트 채널에 어느 정도 들어가는지도 의미가 크다.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