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영토 넓히는 식품·프랜차이즈社…"글로벌 도약 발판"

"브랜드 가치 확장할 전략적 허브"…K-만두·두부·라면 美서 영토확장
베이커리·치킨도 K-푸드 효과 누릴까…프랜차이즈 업계도 공장·매장 확장

ⓒ News1 DB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국내 경기 침체 속에서 국내 식품 및 프랜차이즈 업계가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미국을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하고 있다. 단순 수익 창출을 넘어 글로벌 시장 확장의 전략적 거점으로서 미국이 가지는 중요성 때문이다.

비비고·불닭 성공에…美 투자 늘리는 식품업계

3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097950)은 냉동식품 자회사 슈완스를 통해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약 7000억 원을 투입해 축구장 80개 크기의 대규모 공장을 설립 중이다. 신공장은 비비고 만두를 중심으로 미국 B2C(기업간거래) 만두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핵심 기지로 활용될 예정이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초기 투자 금액은 약 7000억 원 규모에 달한다. 미국 중부에 공장이 완공되면 사우스다코타가 가진 도로·항공 인프라를 활용해 미국 현지에서 만두시장 1위 지위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시장 내 비비고 만두 점유율은 42%로 1위다.

풀무원(017810)도 미국 내 4개 현지 공장을 운영하며 두부 시장에서 점유율 67%를 기록하고 있다. 주요 유통 채널에 성공적으로 입점한 두부 제품은 풀무원의 시장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판매 중인 아시안 누들 제품군 역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현지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미국 LA 파머스 마켓에서 진행된 ‘소스 익스체인지'(삼양라운드스퀘어 제공)

라면업계도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보폭을 넓히고 있다. 삼양식품(003230)의 '불닭볶음면'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농심(004370)은 2022년 캘리포니아주에 제2공장을 설립한 농심은 연간 약 8억 5000만 개의 라면을 생산하며 현지 생산 역량을 대폭 강화했다. 최근에는 용기면 생산라인 추가 가동에 들어갔다.

오뚜기(007310)는 지난해 8월 미국 생산법인 '오뚜기푸드아메리카'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LA에 생산 공장 설립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현지 라면 생산과 효율적인 유통망 구축으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K-베이커리·치킨도…프랜차이즈 본고장서 활로 모색

프랜차이즈 업계 역시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PC의 파리바게뜨는 2002년 미국 현지에 법인을 설립한 뒤 현지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은 메뉴를 선보이며 시장을 확장해 왔다.

현재 미국 내 매장은 약 190개에 이르며 향후에도 매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다만 한국에서 미국으로의 물량 공급 비용을 넘어 수익성을 확보하는 시점에 현지 공장 설립도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 미국법인 또한 2018년 해외 법인 중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미국 법인 매출은 사상 최초로 1000억 원을 돌파한 1055억 원을 기록했다.

현재 조지아주에 약 5400만 달러를 투자해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며, 신공장이 완공되면 냉동 생지와 케이크 등 주요 베이커리 제품을 연간 1억 개 이상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노출된 SPC 파리바게뜨 광고(SPC그룹 제공).

치킨업계도 미국 현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제너시스BBQ는 뉴욕·뉴저지·캘리포니아 등 미국 50개 중 30개 주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 포스기 기준 글로벌 매출만 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BHC는 지난 6월 로스앤젤레스에 미국 내 세 번째 매장을 새로 개점했으며, 교촌치킨은 현재 운영 중인 3개의 현지 직영점 재단장 작업을 진행 중이다.

K-푸드 열풍 속 식품 및 프랜차이즈 업계가 미국 점포를 늘리거나 기존 매장을 새로 단장하며 미국 시장에 힘을 주는 이유는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은 단순히 수익성을 넘어 K-푸드의 글로벌 확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소비자들이 새로운 맛과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만큼 미국 시장은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 입지를 강화하고 확장하는 데 있어 중요한 무대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단순히 수익 창출에 그치는 곳이 아닌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고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며 "미국 현지 소비자들의 높은 수용성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K-푸드가 유럽·동남아 등 전 세계로 뻗어나갈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