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위기 속 '환골탈태' 의지…"코로나 때보다 더 큰 변화"(종합)

2025년 정기 임원 인사서 21명 CEO 교체…22% 퇴임
신유열 경영 전면에…세대교체, 정기→수시 인사 전환

노준형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 사장(왼쪽)과 신유열 미래성장실장 부사장. (롯데 제공).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유통, 케미칼 등 주요 사업이 부진을 겪고 '유동성 위기설'까지 불거진 가운데 롯데의 2025년 임원 인사는 인력과 조직 모두 '고강도 쇄신'하겠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임원 대거 교체·축소…60대 물러나고 젊은 CEO 전면에

28일 롯데에 따르면 이번 인사에서 롯데그룹은 전체 임원 규모를 지난해보다 13% 줄였다. CEO도 3분의 1 수준인 36%(21명)를 갈아치우고 임원 22%가 퇴임한다.

이는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 임원 인사보다 더 큰 폭의 변화라고 롯데 측은 설명했다. 코로나 때보다 더 큰 위기에 직면했다는 판단 아래 비대한 몸집을 최대한 줄이고 체질 개선을 통한 경영 효율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세대교체도 이뤄졌다. 1970년대생 임원들이 대거 CEO로 승진하고 60대 이상 계열사 대표 8명 및 임원 50% 이상이 물러났다.

롯데는 능력과 성과 중심의 젊은 리더십을 구축하는 차원에서 경영 역량과 전문성이 검증된 젊은 인재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1970년생인 롯데면세점 김동하 대표, 롯데이노베이트 김경엽 대표 등을 비롯해 1970년대생 CEO는 12명에 달한다.

인사 시스템도 바뀐다. 향후 인사 연말 정기 임원 인사 체제에서 수시 임원 인사 체제로 전환한다. 성과 기반의 적시·수시 임원 영입과 교체를 통해 경영 환경을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이끌 쌍두마차…체질 개선 노준형·신사업 신유열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향후 혁신 드라이브를 주도할 인물로 노준형 롯데지주(004990) 경영혁신실장을 발탁,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전임 경영혁신실장이었던 이훈기 사장은 일부 M&A 및 투자와 화학군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전략·기획·신사업 전문가인 노 사장은 롯데이노베이션 대표로 재직 당시 메타버스, 전기차 충전, 자율주행 등 신사업과 그룹 IT·DT 사업을 이끌었다. 롯데의 기존 사업을 재편하고 '환골탈태'하는 데 적임자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지주는 경영혁신실과 사업지원실을 합쳐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해당 조직의 수장인 노 사장의 지휘 아래 그룹 전반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구조조정 및 혁신을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먹거리 창출은 신 회장의 장남이자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인 신유열 전무가 경영 전면에 나서 수행한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그는 기존에 해왔던 그룹 내 신사업 및 신기술 기획 발굴, 글로벌 협업 프로젝트 추진 등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전망이다.

2024년 임원 인사에서 불과 1년 만에 전무 자리에 오른 뒤 1년 만에 부사장직을 맡으며 그룹 내 존재감이 급속도로 커지는 모습이다.

호텔롯데 쇄신의 칼날…3개 사업부 대표 모두 교체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호텔롯데는 쇄신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호텔롯데 법인 내 3개 사업부(롯데호텔, 롯데면세점, 롯데월드) 대표이사가 모두 새 인물로 교체했다.

롯데그룹은 기존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를 경질하고 롯데지주 사업지원실장인 정호석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정 부사장은 그룹사의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경영 리스크에 탁월한 인물로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추진해 왔다.

앞으로 그는 호텔롯데 법인 이사회 의장을 맡아 3개 사업부의 시너지를 꾀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선봉장을 맡을 전망이다.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롯데면세점 대표로는 롯데지주 HR혁신실 기업문화팀장으로서 그룹 노무와 생산성 관리를 책임진 김동하 상무를 내정했다. 사업과 조직에 있어 개혁의 바람이 강하게 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월드는 12년간 롯데월드의 전략·신사업·마케팅·개발 등을 책임져온 테마파크 전문가인 권오상 신규사업본부장 전무가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바이오 전문가를 새로운 대표로 영입하며 외부 수혈에 나섰다. 신임 여성 임원은 총 4명으로 모두 1970년대생 젊은 인재로 꾸렸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