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리스크에 휘청이는 프랜차이즈 업계…가맹점주들 '노심초사'

김가네 창업주 '성폭행 시도 협의' 논란에…프랜차이즈 오너리스크 부담 재점화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점주 생존권 위협, 가맹사업법 개정에도 실효성 '물음표'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프랜차이즈 업계가 김가네 창업주의 '성폭행 시도 혐의' 논란으로 다시금 오너 리스크에 직면했다.

오너의 부적절한 행동이 여론의 비난을 받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주들에게 돌아가는 만큼 김가네 가맹점주들 역시 브랜드 신뢰가 무너져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직원 성폭행 시도 혐의'로 입건됐던 김가네 창업주 김용만 회장이 검찰에 넘겨졌다.

고발 사실이 알려진 직후 김 회장의 아들인 김정현 대표가 사과문을 게재하고 김 회장을 해임했다고 밝혔지만, 김 회장은 최근 대표직에 복귀했다. 이 과정에서 아들인 김정현 씨와 배우자인 박은희 씨를 경영에서 배제하며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가맹점주들의 경제적·심리적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브랜드'가 핵심인 프랜차이즈 업계는 다른 업종보다 오너 리스크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실제 프랜차이즈에서 오너의 일탈과 경영권 분쟁 등은 브랜드 신뢰와 이미지 및 가맹점 매출에 직결되는 문제다.

김가네 가맹점주 A 씨도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김가네 가맹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이번 논란이 심각하게 느껴진다"며 "생존권이 위협받는 문제이고, 본사의 대응에 따라가게 운영을 지속할지 접을지 고민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장기적으로는 경영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경영진 간의 갈등으로 인해 본사의 의사 결정 지연과 정책 혼란이 초래되면 가맹점주들은 본사로부터 필수적인 지원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가맹점주들의 매장 운영과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오너 리스크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17년에도 호식이두마리치킨의 오너가 성추행 혐의로 논란에 휘말리며 소비자 불매운동이 일어나 가맹점 매출이 급감한 사례가 있다.

2019년에는 가수 승리 라멘집으로 인기를 얻은 아오리라멘이 '버닝썬' 사건에 연루돼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손상됐고 가맹점주들이 매출 하락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 같은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2019년 가맹사업법이 개정됐다. 가맹본부나 임원의 위법 행위로 인해 가맹점주가 손해를 입을 경우 본부에 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매출 감소와 같은 무형의 피해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법적 배상이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실효성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리스크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가맹점주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오너의 도덕성과 신뢰가 브랜드의 가치와 직결되는 만큼 이를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본부 자체에서 신속히 대처할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