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3Q 대박' 하림 비결은?…"초기 투자로 단단한 기초"
핵심 경영 가치는 '동물복지'…전 과정에서 유의
"통닭보다는 부분육"…시장 확대 계획도
- 이강 기자
"왜 2700억 투자하냐고 했어요"
(서울=뉴스1) 이강 기자 = 구경하는 데만 4~5㎞를 걸었다. 15일 방문한 하림(136480) '치킨로드' 투어에서다. 전북 익산에 위치한 '하림 닭고기 종합처리센터'는 작은 마을을 연상시킬 정도로 넓었다.
닭고기 종합 처리센터는 공정이 자동화된 스마트팩토리로 총 2700억 원의 투자금을 들여 2019년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다. 하림 관계자에 따르면 처음에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도 많았다. 그러나 올해 3분기 하림 영업이익은 83% 증가했다. 투자가 빛을 발한 셈이다.
치킨로드 투어에서는 도계·육가공 공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투어의 시작부터 하림의 핵심 경영 가치 중 하나인 '동물복지'가 강조됐다.
동물복지를 위해 닭들이 스트레스와 고통 없이 사육되고 처리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설명했다. 일례로 닭을 도계 하는 과정에서는 전통적인 전기 충격 방식 대신 '가스 스터닝'(gas stunning) 기술을 사용한다. 도계 전 인체에는 무해한 가스로 닭을 잠재우는 방식이다.
닭 이송 과정에서도 특별 제작된 노란색 전용 상자를 사용해 닭이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다. 이와 더불어 방혈, 탕적, 탈모, 에어칠링 등 8가지 공정을 거친다. 투어를 진행한 도슨트는 이러한 과정이 육질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닭고기의 도계, 탈모, 내장 제거, 정육 가공, 포장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된 공정을 통해 위생적으로 처리한다.
또한, 하림의 작업장은 환경적으로도 철저히 관리된다. 일반적으로 권고되는 작업장 온도인 15도보다 낮은 8도를 유지하여 위생적인 환경을 만든다.
치킨로드 투어에서는 신선공장에서 손질되는 닭고기뿐만 아니라 가공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가공식품들도 함께 볼 수 있었다. 삼계탕, 용가리 치킨, 치킨 너겟 등 하림의 대표 제품들은 스마트팩토리의 원웨이 시스템(도계와 가공 공정의 통합) 하에서 만들어졌다.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발골쇼'였다. 전문가의 손에서 닭 한 마리가 5분도 채 걸리지 않고 분리됐다. 안심, 가슴살, 다리살, 목살 등이 각각 어느 부분에서 나오며, 어떤 특징이 있는지를 설명했다.
발골쇼를 마친 뒤 직접 손질된 부위를 맛볼 수 있었다. 소금만 뿌려 구웠을 뿐이지만 부드럽고 촉촉했다. 하림에서도 각 프랜차이즈의 요구에 따라 조각 수를 달리하기 위해 수작업으로 손질해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하림 관계자는 "초기 공장 등에 투자하며 기초를 단단하게 잡고, 동물복지에 초점을 맞춘 것이 성장 배경"이라며 "통닭보다는 부분육이 인기가 많아지는 추세에 맞춰 앞으로는 부분육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성장배경과 비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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