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집중 vs 사업 다각화'…활로 모색 나선 패션업계

삼성물산, 뷰티 편집숍 레이블씨 철수…"패션에 집중"
신세계인터·한섬, 뷰티 사업 적극…"패뷰 시너지 기대"

서울 시내 한산한 백화점 모습.ⓒ 뉴스1/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고물가·고금리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패션 대기업들이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화장품 사업 등 새 먹거리 창출에 나서거나 본업인 패션 사업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각기 다른 기업별 전략에 관심이 모아진다.

13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028260) 패션부문은 새 먹거리로 뷰티 사업을 낙점하고 2020년 론칭한 뷰티 전문 편집숍 레이블씨 사업을 최근 철수했다. 향후 삼성물산은 패션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레이블씨는 자연 친화적이고 피부에 순한 원료의 깨끗한 뷰티 브랜드를 엄선해 소개하는 클린 뷰티 전문 편집숍이다.

2021년 가로수길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 데 이어 2022년 9월 롯데백화점 본점에 입점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했다. 뱀포드, 메종루이마리 등 브랜드를 전개했다.

지난해 레이블씨는 전년 대비 10%대 성장률로 호조세를 보였으나 이후 성장이 주춤하면서 철수에 이르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레이블씨 사업을 철수 하는 대신 10 꼬르소 꼬모, 비이커 등 편집숍으로 축소해 뷰티 사업을 전개하고 패션 본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성과가 좋은 패션 사업에 더욱 힘을 준다는 전략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패션업계 불황 속에서도 올해 기준 전년 대비 매출 감소율 한 자릿수에 그칠 정도로 실적 선방했다.

뷰티 등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 다각화에 나선 패션 기업도 다수다.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이 대표적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체 브랜드인 연작, 스위스퍼펙션, 비디비치, 뽀아레를 비롯해 딥티크, 아워글래스 등 30여 개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713억 원을 들여 라이징 브랜드인 어뮤즈를 인수하는 등 뷰티 사업 포트폴리오 적극 확장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달 발표한 그룹 정기인사에서 패션 부문과 뷰티&라이프 부문을 분리하기도 했다. 패션으로 일원화된 조직을 나눠 부문별 전문성을 바탕으로 핵심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일종의 뷰티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 사업에 주력하고 있고 그만큼 실적도 호조세다.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 부문 매출액은 3797억 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올 상반기에도 2096억 원의 매출액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11.2% 성장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올해 화장품 사업 매출은 연간 4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한섬(020000) 역시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를 통해 화장품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오에라는 기존 스킨케어 제품 중심에서 남성용 제품, 자외선 차단 제품, 클렌징 제품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 중이다.

특히 한섬은 내년 1월1일부로 수익성이 악화하는 오에라 제조사 한섬라이프앤을 흡수합병해 경영 효율성 제고를 도모한다.

이 밖에 LF(093050)는 아떼, 코오롱FnC는 엠퀴리 등 뷰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은 날씨, 트렌드, 경기에 민감한 사업인 만큼 패션 업체들이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있다"며 "뷰티는 패션 사업과 시너지가 높게 나타날 뿐만 아니라 이익 기여도가 높은 매력적인 시장이라 많은 기업이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