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산업, 삼성 출신 '전략통' 영입…외부 인재 영입 속도 내는 식품업계

"미래 생존 장담 못해"…식품업계, 非식품 전문가 모시기 한창
삼양식품·SPC삼립 등 연달아 외부 인재 수혈

동원F&B의 '동원참치 라이트스탠다드'가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동원참치가 진열돼 있다. 2021.11.2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식품업계가 비(非)식품사 출신의 외부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존 사업의 틀에서 벗어난 신사업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적합한 인재를 영입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12일 동원산업에 따르면 최근 삼성 출신의 임준석 전략기획실장 상무를 영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 상무는 펜 앤 킹 커뮤니케이션(Fenn&King Communication)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삼성SDS 팀장, 삼성전자 그룹장 등을 지낸 인물로 지난 1일부터 동원산업 본사로 출근하고 있다.

'기업 전략통'으로 알려진 임 상무는 동원그룹에서 신규 먹거리 창출에 주력할 방침이다. 동원그룹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참치 사업이 담당하는 만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임준석 상무는 동원산업 전략기획실에서 신성장 사업과 중장기 전략 방향 설정 등의 업무를 담당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동원산업뿐만 아니라 최근 식품업계 전반에서 외부 인재 수혈에 힘을 쏟고 있다. 삼양식품도 지난해 7월 삼양식품은 AI(인공지능) 교육 기술 기업 뤼이드에서 B2C 사업을 총괄하고, SBXG(옛 샌드박스게이밍)의 CEO로 활동했던 정인모 PO(프로덕트 오너)를 영입했다. 정 PO는 최근 불닭 브랜드의 해외 인지도 제고 역할을 맡고 있다.

또한 삼양식품은 수출 실적이 증가함에 따라 글로벌 경험이 풍부한 CJ 출신 인물들을 대거 영입한 바 있다. 물류 전문가로 CJ대한통운 출신인 박경철 삼양로지스틱스 대표를 영입했으며, CJ제일제당 출신의 김주영 삼양차이나 법인장, 신용식 삼양아메리카 법인장 등 글로벌 인재도 연달아 영입했다.

SPC삼립도 외부 인재 수혈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신세계그룹 브랜드디자인팀 팀장 출신의 전희경 디자인실장 상무를 영입했으며, 아모레퍼시픽 그룹전략팀장 출신의 유민영 사업전략실장 상무를 영입했다.

보수적인 식품업계가 인재 영입에 집중하는 이유는 단순 식품 회사를 넘어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토를 넓히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저성장 기조 속 전통 식품 제조에 머물다간 미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어서다.

실제 최근 외부 인재를 수혈하고 있는 기업들은 사업 다각화에도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동원그룹의 식품 계열사인 동원F&B는 참치 외 즉석밥·참치액·펫푸드 등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으며,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외 소스류·식물성 헬스케어 제품 등을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육성하고 있다. SPC삼립도 사업다각화를 통해 기존 제빵 위주에서 종합식품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가 기존 안정적인 사업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며 "최근 비식품 분야 외부 인재를 수혈하는 것도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