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30년 1위' 신라면 어떻게 만들어지나…농심 구미공장 가보니

신라면 전체 생산 75% 책임지는 구미공장, 연간 8000억 규모 생산
1분에 신라면 600개 생산·품질 관리도 척척…지역 경제 활성화 기여

농심 구미공장에서 신라면이 생산되고 있는 모습(농심 제공).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농심 구미공장은 연간 8000억 원 규모의 식품을 생산해 국내외로 공급하며 농심 제품 생산의 중요한 거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김상훈 농심 구미공장 공장장)

지난 1일 찾은 경북 구미 농심(004370) 구미공장에서는 30년 넘게 국내 라면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신라면'의 생산이 한창이었다. 구미공장은 농심의 핵심 생산기지로, 2년 연속 연간 국내외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신라면 전체 생산의 75%를 책임지고 있다.

1990년에 설립된 구미공장은 외관은 다소 노후한 듯 보였지만, 내부는 최신 자동화 설비로 가득했다. 이날도 6개의 고속 생산 라인에서 매분 수십 개의 신라면이 쉴 새 없이 생산되고 있었다. 원료 공급부터 포장까지 모든 과정이 완전히 자동화돼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었다.

고속 생산 라인의 첫 번째 공정은 주재료인 소맥분에 물을 섞어 반죽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세심한 비율로 혼합된 반죽이 기계에 의해 꼬불꼬불한 모양의 면발로 압출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면발 모양을 형성하는 이 과정은 신라면의 고유한 식감을 구현하는 핵심 단계다.

이후 반죽을 익히는 공정이 진행되며 익힌 면발은 일정 크기로 잘려 금속 틀에 담겼다. 면의 바삭함과 고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면발을 튀기는 과정도 뒤따랐다. 이때 일정 온도의 기름에 튀겨진 면발은 먹기 좋은 바삭한 식감을 가지게 된다. 튀김 과정을 마친 라면은 일정 온도로 식혀진 뒤 포장 라인으로 옮겨진다.

농심 구미공장 전경(농심 제공).

철저한 품질 관리도 자동화 공정의 일부다. 농심은 불량품을 걸러내기 위해 AI(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포장 불량·수량 부족·소비기한 표기 오류 등을 즉각 잡아내는 검수 과정을 도입했다. 김 공장장은 "ERP·MES·PLM 등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도입해 원료 공급부터 생산까지 첨단 자동화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품질·환경·안전에 대한 인증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생산 환경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하루에 생산되는 신라면은 약 30만 박스, 연간 7584만 박스에 달한다. 1분 기준으로는 최대 600개의 신라면을 만들 수 있는 셈이다. 내수 중심으로 운영되는 구미공장은 신라면의 글로벌 인기로 수출 물량이 증가하면서 부산 수출 전용 공장에서 소화하지 못한 일부 수출 물량까지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농심은 1990년 구미공장을 설립한 이후 30년 넘게 라면 사업을 이어오며 구미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해왔다. 실제 농심은 구미시에서 연간 약 4500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현재 농심 구미공장에는 645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누적 고용 인원은 6500명에 달한다.

김 공장장은 "구미 산단에는 식품회사가 많지 않은데, 농심은 구미시 1등 식품회사라 생각한다. (구미시에 위치한 기업 가운데) 지난해 매출액 기준 10위 기업이 농심 구미공장이었다"며 "지난해 기준 구미공장의 매출은 7700억 원이었으며 올해는 8300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