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융합시 산업도 회사도 발전"…김남정 동원 회장이 AI 집중하는 이유

[르포] 동원GPT경진대회…"AI 기반 마련, 김재철 명예회장의 생각"
계열사별 응원전도…"AI로 고기 못 잡는 선장도 잘 잡게 고민해야"

동원그룹이 서울 양재동 aT센터 그랜드홀에서 ‘2024 동원 GPT 경진대회’를 연다고 24일 밝혔다. 한 발표자가 동원GPT를 활용한 바룦를 진행하고 있다.ⓒ News1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AI(인공지능)가 기존 산업과 융합하면 산업도 발전하고, 회사도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원그룹은 24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그랜드홀에서 '2024 동원 GPT 경진대회'를 진행했다.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은 행사 중간 휴식시간 취재진을 만나 AI에 관심을 갖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김재철 명예회장이 은퇴하시기 전, 사업가로서 어떻게 하면 국민들이 잘 살 수 있을지 관심을 많이 가지셨다"며 "그중 하나로 생각했던 것이 AI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을 보면 우리가 AI에 앞서 있다면, 향후 몇 년간 그런 기반을 마련하고 싶다는 것이 명예회장의 생각"이라고 소개했다.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이 24일 '동원GPT' 경진대회에서 발표자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동원그룹 제공)

총상금 4500만 원 규모의 이번 행사는 동원그룹 임직원들이 업무 추진 시 AI를 활용하고 이를 통해 혁신 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해 기획됐다. 동원그룹은 지난 8월 계열사별 예선을 치렀고, 100일간의 레이스 끝에 이날 본선 행사에는 10개 팀이 진출했다.

본선에서는 △참치 조업 활동 시 AI를 접목한 음성번역 IT 설루션 구축 △위험성 평가 공유 체계 △디자인 크리에이티브 협업 △통계형 챗봇 활용 △협력사와 아이스 브레이킹용 이야깃거리를 추천하는 챗봇 등이 발표됐다.

각 계열사를 대표해 나온 만큼 이날 행사는 응원전도 상당했다. 발표 직전에는 각자의 개성을 담은 응원 영상을 선보였고, 일부 계열사에선 단체 티셔츠를 맞춰서 입고 현장에 자리했다.

아이돌 팬들처럼 응원봉을 들고 온 경우도 있었다. AI를 주제로 발표가 벌어진 만큼 일부는 '실리콘밸리 패션'처럼 후드티를 입고 자리하기도 했다.

동원그룹이 서울 양재동 aT센터 그랜드홀에서 ‘2024 동원 GPT 경진대회’를 연다고 24일 밝혔다. 직원들이 발표자를 응원하기 위해 응원봉을 챙겼다. ⓒ News1 이형진 기자

AI 기술 활성화를 위한 동원그룹의 노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동원그룹은 수산∙식품∙소재∙물류 등 그룹의 핵심 사업 축마다 AI를 적극적으로 접목하고 있다. 참치의 등급을 선별하거나, 어군을 탐지할 때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최근 AI 관련 기술 5가지에 대해 특허도 출원했다.

동원그룹은 2020년부터 전담 조직인 DT(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본부도 설치해 운영 중이다. DT본부의 AI혁신실은 올해 자체적으로 구축한 LLM 챗봇인 '동원GPT'를 활용해 임직원들에게 데이터 활용 및 GPT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김남정 회장을 비롯해 1500여 명의 임직원이 관련 교육을 수료했다.

동원그룹이 서울 양재동 aT센터 그랜드홀에서 ‘2024 동원 GPT 경진대회’를 연다고 24일 밝혔다.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이 세견 중간 쉬는 시간 기자들을 만나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 News1 이형진 기자

김 회장은 "아직은 (AI 발표가) 비용 절감이나 편리성에 국한됐다. 추가적인 부가가치가 나오는 것이 제일 좋은 것인데, 그런 것들은 좀 더 고민해야 하는 과제"라며 "AI를 통해서 고기를 잘 못 잡는 선장도 고기 잘 잡는 선장만큼 많이 잡게 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회장은 회장 취임 후 약 7개월간 성과에 대해 "올해 신년사에서 혁신과 스피드를 얘기했는데, 아직은 결과가 안 나오고 있다"며 "더욱 혁신과 스피드를 강조하려 한다. 좀 더 고삐를 쥐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