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조 결손금 턴 컬리…'성장·내실' 두 마리 토끼 잡기 나선다

김포 물류센터에서 임시주총 열어 결손금 보전 안건 의결
"외부 오해 불식…적자 기업 이미지 벗어날 것"

컬리 김포 물류센터.(컬리 제공).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컬리(408480)가 회계상의 2조 원대 결손금을 정리했다. 이로써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 당시 불거진 '자금난 논란'을 종결하고 '성장'과 '내실 다지기',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23일 김포물류센터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자본잉여금이 결손보전 및 이익잉여금 전입' 안건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컬리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자본잉여금은 2조3595억 원으로, 결손금은 2조2708억 원이다.

회사에 쌓인 자본준비금 및 이익준비금 총액이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할 때 초과 범위 내에서 결손을 해소할 수 있다는 상법 규정에 따라 자본금 42억 원의 법정 적립 배수 1.5배인 63억 원을 제외한 2조3532억 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한다.

실제로 돈이 오가는 건 아니기 때문에 결손금을 털어낸다고 해서 지금의 적자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또 결손금을 정리하지 않아 투자자들의 투자 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컬리는 티메프 사태 당시 컬리처럼 투자를 받고 성장한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규모의 결손금을 쌓아두고 있다는 이유로 자금난에 시달린다는 추측이 난무하자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결손금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컬리 관계자는 "결손금을 이유로 외부에서 위기라 인식하고, 이런 오해로 인해 실제로 피해를 입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당장 계획하고 있지는 않지만 추후에 있을 기업공개(IPO)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도 작용했다.

컬리는 자본잉여금으로 결손금을 털어낸 배경엔 앞서 수천억 원의 적자에 허덕였던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이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2015년 출범한 컬리는 배송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영업손실이 2022년 2334억 원까지 불어났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처음 월 조정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흑자를 기록한 뒤 올해 1, 2분기 연속으로 EBITA 흑자를 이어나갔다. 올 3, 4분기에도 EBITA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컬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사업 확장성에만 치중하던 경영 구조를 바꾸고 비효율적인 요인들을 제거해나갔다"며 "이번 결정으로 '플러스'로 바꾼 결손금이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자신했다.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투자를 통한 지속적인 성장 기조를 계속 유지하면서도 수년 안에 영업이익을 흑자로 전환하기 위한 내실 다지기에 돌입,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계획이다.

ysh@news1.kr